[취재수첩] 현실과 동떨어진 변호사업계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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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훈 지식사회부 기자 hun@hankyung.com
유권자가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실행하는 건 선출된 대표자의 기본 책무다. 그러나 냉정한 현실 인식과 시대 변화에 맞는 비전 또한 필요하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의 도입과 연간 배출 변호사 수 증가는 한국 사회의 수년간 진통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이를 원래대로 돌려 연간 배출 변호사 수를 줄이려면 당장 여론과 정부를 설득해야 하고 나아가 법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변호사업계 바깥에서는 이에 대한 공감대가 거의 없다. 연간 배출 변호사 수 증가를 ‘고쳐야 할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 대한변협이 그리는 ‘과거로의 회귀’는 솔직히 비현실적이다.
위철환 현 회장도 이 같은 공약을 했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변호사 95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위 회장의 지난 2년의 성과에 대해 54명(56.8%)이 ‘보통’이라고 답했다.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지만 달리 이룬 것도 없다”는 게 다수의 반응이었다. 지나치게 무리한 공약을 내걸었던 게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변호사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지금까지 변호사는 ‘소송을 수행하는 사람’으로서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소송 대행은 앞으로 변호사가 하게 될 업무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변호사를 공급하자는 게 로스쿨 도입을 골자로 하는 새 변호사 양성 시스템의 취지다. 사회 곳곳에 뿌리 내린 변호사들은 한국 사회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이다. 변화의 흐름을 따라 다른 직종이나 해외로 진출하는 등 진취적으로 나서는 게 법률시장 위기에 대처하는 현명한 자세다.
양병훈 지식사회부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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