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反이슬람 정서 최고조

샤를리 엡도는 이슬람교 창시자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지속해서 게재한 것 때문에 테러의 타깃이 됐다. 이번 테러로 스테판 샤르보니에 편집장(47)과 만평가 등 언론인 10명과 경찰 2명이 사망하자 프랑스 정부는 8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정하고 파리 전역에 가장 높은 수준의 테러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주요 철도역에 군병력이 배치되고 경찰 7000여명이 추가 투입됐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테러 현장을 찾아가 “어떤 야만적 행위도 언론의 자유를 굴복시킬 수 없다”며 “테러 공격에 맞서 프랑스 국민은 단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프랑스 전역에선 이날 잡지사의 이름을 따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라고 적힌 피켓을 든 추모객 10만여명이 거리로 몰려나왔다.
세계 각국의 추모 행렬도 이어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사건은 끔찍한 범죄이자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범행”이라고 비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중요 요소인 언론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테러”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샤를리 엡도는 다음주에도 잡지를 정상 발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회사 측은 “테러 공격에 굴하지 않고 오는 14일 다음 호를 발행하기 위해 남은 직원들이 곧 모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참사가 유럽 내 반(反)이슬람 정서를 자극해 극우 정당의 세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랑스는 경제성장이 정체되면서 500만명에 달하는 이슬람 이민자들이 프랑스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는 “이슬람 근본주의에 대한 절대적 거부가 분명히 선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