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주 "음악의 종착역은 결국 모차르트·베토벤·말러"
지난해 세계적 권위의 미국 인디애나폴리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27·사진)가 12월31일 서태지 콘서트가 열린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새해를 맞았다. 그는 서태지의 곡을 편곡해 아마추어 오케스트라와 연주할 정도로 소문난 ‘서태지 마니아’다. 자우림과 검정치마에 열광하고 록 페스티벌을 즐기는 모습은 여느 20대와 다르지 않다.

그래도 가장 좋아하는 음악은 클래식이다. 어떤 음악을 듣더라도 결국 돌아가는 곳은 모차르트와 베토벤, 말러라고 한다. 6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만난 조씨는 “클래식 음악에 위압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데 어떤 가치를 찾아야 하는 예술이라기보다 그저 음악의 한 장르라고 생각하길 바란다”며 “좋은 음악이니까 한번 들어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씨는 올해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로 선정됐다. 상주음악가는 2013년부터 시작된 제도로 매년 클래식 유망주 1명을 뽑아 공연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피아니스트 김다솔과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이 상주음악가로 활동했다.

올해 조씨는 금호아트홀에서 네 차례 공연을 연다. ‘인생’이라는 큰 주제를 정하고 각각의 공연 테마를 ‘시작’ ‘청춘’ ‘방황’ ‘추억’으로 잡았다. “사람들이 공통으로 가진 것이 인생이잖아요. 네 번의 연주가 있으니 유년기, 청년, 중년, 노년으로 나누고 각 시기를 대표하는 단어를 뽑았어요. 여기에 어울리는 곡을 선정했고요. 1년 동안 인생을 함축해 풀어갈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여서 기대하고 있어요.”

시작을 주제로 열리는 8일 공연에선 아이브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4번 ‘캠프모임의 어린이날’, 라벨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2번 등 희망과 설렘을 담은 작품을 들려줄 예정이다.

조씨는 올해 한국 ‘클래시컬 레볼루션’ 프로젝트의 음악감독도 맡았다. 클래식 대중화를 취지로 북미, 유럽 등에서 진행 중인 기획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홍대앞, 가로수길 등의 카페에서 시범 공연을 했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조씨는 “제가 사랑하는 음악을 들어줬으면 하는 생각에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며 “젊은 연주자들의 이런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져야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