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항공촬영·교통관제…상업용 無人機 '드론'시대
올해 가전전시회(CES)의 최고 볼거리 가운데 하나는 드론(무인항공기)이다. 행사를 주관하는 미국가전협회(CEA)가 사상 처음으로 604㎡ 규모의 드론 독립전시관을 따로 마련했을 정도다.

군사용으로 개발된 드론은 최근 민간용으로 쓰임새가 확대되는 추세다. 통신 중계, 항공 촬영, 교통 관제, 배송 등의 분야에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올해는 드론 상업화의 원년이 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독일 운송업체 DHL과 미국 아마존, 구글 등은 드론을 활용한 택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DHL은 작년 9월 드론을 이용한 소포 배달에 성공했다. DHL이 운영하는 드론 이름은 ‘파셀콥터(Parcelcopter)’. 소포(parcel)와 수평 날개가 4개 달린 헬리콥터의 합성어다. 파셀콥터는 독일 북부 노르덴시의 노르트다이흐 항구에서 이륙해 12㎞ 떨어진 북해의 위스트 섬에 의약품 소포를 배달했다.

아마존은 작년 11월 드론 택배기사 채용 공고를 냈다. 구글도 작년 8월 호주에서 드론을 활용한 택배 서비스 ‘프로젝트 윙’ 실험을 진행했다. 택배업계는 접근이 어려운 외곽 지역이나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 배나 항공편 등이 없는 지역에 배송할 때 드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도도피자, 영국 도미노피자는 피자 배달에 드론을 사용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야마하가 제작한 드론을 농장에 비료와 살충제를 뿌리는 데 쓰고 있다.

이번 CES에 드론 독립전시관이 마련된 것은 이런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CEA는 올해 상업용 드론 시장 규모가 작년 대비 55% 증가한 1억3000만달러(약 141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드론 판매량이 약 40만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카렌 춥카 CEA 국제 CES 및 기업 전략 담당 수석부사장은 “드론은 세상을 바꿀 혁신적인 기술”이라며 “재난 구호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것”으로 내다봤다.

드론 전시관에는 에어독 스쿼드론 트레이스 DJI 아이로봇 등이 참가한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초소형부터 스마트폰으로 조작할 수 있는 드론까지 다양한 제품을 공개한다.

라스베이거스=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