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된 건강정보 쏟아내는 'TV 쇼닥터' 경계를
미국 심장외과 전문의 오즈 박사는 국내에서도 출간된 ‘내몸사용설명서(You:The Owner’s Manual)’의 저자로 유명하다. ‘오프라 윈프리 쇼’와 ‘래리킹 라이브’ 등 유명 토크쇼에 출연한 이후 일반인들에게 건강정보를 전하는 ‘닥터 오즈쇼(Dr. Oz Show)’를 통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최근 이 TV쇼를 통해 각종 건강기능식품과 다이어트 보충제를 과도하게 홍보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지상파 채널뿐 아니라 종합편성채널 등 각종 케이블 방송에서 다수의 건강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특히 TV쇼 형태의 건강 프로그램에 일부 상업적으로 출연하는 의사들을 일컫는 ‘쇼닥터’들이 생겨나고 있다. 방송매체는 불특정 다수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새로운 소식을 전하고, 개인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하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신문이나 잡지 외에도 인터넷과 방송 프로그램 등 다양한 언론매체를 활용해 건강정보를 얻고 있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서 은퇴자들이 노후 건강관리를 위한 건강정보를 주로 어디에서 얻는지 조사해본 결과 은퇴자 4명 중 3명이 TV나 라디오를 통해 얻고 있다고 응답했다. 남성 은퇴자보다 노후 수명이 상대적으로 긴 여성 은퇴자들이 미디어 매체에 더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은퇴자들이 건강정보를 얻는 데 있어 미디어 매체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하지만 매체를 통해 늘 올바른 정보가 전달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도 무분별한 정보 제공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최근 대한의사협회에서 ‘쇼닥터 대응 TF’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로 했다.

여러 방송매체를 통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정보가 모두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이를 토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본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질문이 있을 때는 직접 전문가를 찾아가 상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또 노후 건강관리의 가장 기본적인 수칙은 금연, 절주 그리고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노후 건강관리의 비밀은 없다. 기본적인 원칙의 틀 안에서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건강관리 비법’ 하나쯤은 갖게 될 것이다.

신혜형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