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한 수출주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만큼 미국 경제가 활기를 띠고 있어서다.
美生의 시대…북미 수출비중 높은 종목은
○분주한 미국 수혜주 찾기 움직임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3분기 GDP 증가율은 시장 예측치를 뛰어넘는 5.0%였다. 이른바 ‘성장률 서프라이즈’다. 게다가 실업률까지 6년 만의 최저치인 5.8%로 떨어졌다. 미국 경제가 새로운 황금기, ‘뉴 골디락스(new goldilocks)’에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김상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북미 지역 수출이 높은 기업들은 북미 경제성장률 회복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등이 수혜주로 거론된다. 미국 경기 회복과 원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가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최근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싸졌다는 점도 대형 수출주의 강점으로 꼽힌다.

덩치가 작은 종목 중에서는 지난해 기준으로 북미 수출 비중이 매출의 50% 이상인 한세실업(95.3%) 차바이오텍(62%) 동원산업(53.9%)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중 한세실업은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99.7% 뛰었다. 베트남 등 신흥국에서 생산한 의류가 미국에서 잘 팔리고 있는 덕이다. 서영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설비 투자를 집행한 시점도 미국 경기의 본격적인 호조와 맞아떨어졌다”고 평가했다.

○내년 수익 전망도 함께 고려해야

북미 수출 비중과 더불어 영업이익률, 내년 실적 전망 등을 살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돈이 되는 상품 구색을 갖췄는지에 따라 주가가 결정될 것으로 본 것이다. 북미 지역 수출 비중이 30%를 넘으면서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이 10% 이상이고, 내년에도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종목은 SK하이닉스, 씨젠, 삼성전자, 현대하이스코 등이다.

SK하이닉스는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이 28.7%였다. 내년도 10.1%의 매출 증가에 영업이익률은 29.7%로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돌이 신영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D램의 35%가 스마트폰을 포함한 모바일기기에 탑재되고 있다”며 “미국 소비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모바일 D램 수요도 탄탄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수혜주로 거론된다. 휴대폰 판매가 되살아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반도체 부문이 이를 메워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셰일가스 수출 증가와 저렴한 자원을 바탕으로 한 제조업 부흥으로 미국 경제 성장세가 지속돼 인건비 상승과 함께 소비 심리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보기술(IT) 업종의 선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