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재영 미래페이퍼 사장(왼쪽 네 번째)과 직원들이 ‘잘풀리는집’ 브랜드의 다양한 화장지 제품을 소개하며 최고 품질을 다짐하고 있다. 미래페이퍼 제공
변재영 미래페이퍼 사장(왼쪽 네 번째)과 직원들이 ‘잘풀리는집’ 브랜드의 다양한 화장지 제품을 소개하며 최고 품질을 다짐하고 있다. 미래페이퍼 제공
화장지 원료인 위생용 원지 제조사 미래페이퍼의 변재영 사장은 2000년 5월 경영난을 겪던 신호상사 전주공장을 인수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2014년 미래페이퍼는 매출 700억원, 영업이익 40억~50억원을 올리는 튼실한 회사로 거듭났다. 이 회사가 공급하는 원지로 만든 화장지 ‘잘풀리는집’은 국내 시장 점유율 12%로 2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변 사장은 경비직원까지 정규직으로 고용해 애사심을 높이고 수익이 난 만큼 성과급으로 돌려주는 경영을 통해 임직원 모두가 신명 나게 일하는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미래페이퍼의 전신인 신호상사는 1980년대 신호그룹 계열사로 있으면서 신호티슈를 만들다 몇 번의 부도를 맞았다. 이후 동종 기업인 모나리자에 합병되는 등 수차례 주인이 바뀌었다. 변 사장이 회사를 인수한다는 소식을 들은 직원들은 노동조합을 세우고 매각에 반대했다.

사장이 “모든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고 회사 경영을 정상화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만규 노조위원장은 “당시엔 변 사장도 결국 포기하고 나갈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변 사장은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의 비전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노조를 설득했다. 결국 직원들은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었고, 미래페이퍼로 시작한 지 2년 만인 2002년에 흑자를 기록했다. 변 사장은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고용 유지는 물론 복지까지 좋아지자 생산성도 높아졌다. 2000년 두 대의 기계로 만들어내는 원지 생산량은 하루 80t이었다. 2년 뒤에는 생산량이 120t으로 50% 증가했다. 변 사장은 “대형마트 자체브랜드(PB) 공급과 함께 ‘잘풀리는집’ 브랜드를 내놓은 뒤 판매량이 늘었다”며 “기계를 한 대 더 들여와 생산량을 하루 180t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연간 생산량은 2001년 3만2305t에서 지난해 5만8989t으로 증가했고, 매출은 같은 기간 300억원에서 698억원으로 233% 상승했다.

스킨십 경영도 계속되고 있다. 변 사장을 포함한 전 직원들은 사내 축구 동호회인 축우회를 통해 매달 금요일 축구 경기를 한다. 운동이 끝나면 함께 식사도 하고 막걸리도 마신다.

변 사장은 “노사가 2016년까지 확실한 업계 2위로 올라선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제품 다변화, 고급화를 통해 노사가 힘을 합쳐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