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의원 등 ‘빅3’ 대결로 점쳐진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내년 2월8일 당 지도부 선출)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친노무현-비노’ 프레임에서 비켜나 있는 김부겸 전 의원이 당내 ‘반(反)빅3’ 움직임에 힘을 보태면서 전대 판 자체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전 의원은 17일 기자들을 만나 “이날 예정됐던 당대표 불출마 선언을 당분간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어 “불출마 결심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니라 현재 당내 ‘빅3 불출마’ 압박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지 말라는 당 중진들의 충고를 겸허하게 수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전당대회 판이 대주주들의 계파 대리전이 되면 조폭들 동네영역 싸움과 다를 게 없다”며 ‘빅3’ 불출마를 주장했다. 자신의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을 비롯해 당내 불출마를 권유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당권 유력 주자인 ‘빅3’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이날 비대위원직 사퇴 후 예상됐던 셋의 거취 표명은 미뤄졌다. 문 의원은 자신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후보등록일(29, 30일)까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비대위원 사퇴 직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정 의원도 출마 시기를 묻는 질문에 “결심을 해야 선언을 하는데, 아직 고심하고 있다”며 “룰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룰이 나와야 시험을 볼지 말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486세대 대표주자 격인 이인영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