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장중 1,900선 밑으로 떨어지며 연말 '산타 랠리'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가운데 외국인 순매도의 절반 가까이가 삼성전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0일부터 전날(오후 3시 기준)까지 4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보였다.

이 기간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총 1조3천906억원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을 살펴보면 1위와 3위에 각각 삼성전자 보통주와 삼성전자 우선주가 올랐다.

외국인은 최근 나흘간 삼성전자 보통주 5천823억원 어치와 삼성전자 우선주 1천3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금액 중 절반(49.3%) 가량이 삼성전자 주식에 집중된 셈이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 팔기에 나선 것은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을 전망한 국내 증권사는 9곳으로, 이들 중 삼성전자가 4분기에 5조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한 곳은 계열사인 삼성증권(5조1천340억원)과 KTB투자증권(5조720억원) 등 2곳뿐이다.

대신증권(4조3천180억원)과 KB투자증권(4조4천560억원)처럼 전망치를 아예 4조5천억원 이하로 내려 잡은 곳도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약 4조3천억원으로 예상되며 내년 1분기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이익 바닥 다지기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고, 최저 전망치를 제외한 나머지 7개 증권사의 전망치 평균값은 4조7천억원 수준이다.

공교롭게도 올해 초에도 코스피는 삼성전자의 2013년 4분기 실적 우려에 발목이 잡혀 급락했다.

새해 첫 거래일(지난 1월 2일) 엔화약세에 따른 환율 리스크가 불거지자 삼성전자의 2013년 4분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로 확산됐고,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매도에 나서면서 지수는 작년 마지막 거래일 대비 2.20% 급락한 바 있다.

한편 최근 나흘간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이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현대차(1천187억원), 포스코(582억원), SK텔레콤(484억원) 등이다.

반면 이 기간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한국전력(1천288억원), 한전KPS(333억원), 우리투자증권(192억원) 등이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