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값이 이달 들어 27.5% 급등하면서 러시아 서민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밀은 러시아 사람들이 밥을 짓거나 시리얼로 만들어 먹는 곡물로 아시아의 쌀과 같은 주식이다. 러시아는 세계 최대 메밀 생산국이다.

메밀값은 지난 11월 수확철을 앞두고 수확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소식에 10월 말부터 크게 올랐다. 소비자는 메밀 사재기를 시작했다. 메밀값은 3주 만에 27.5% 올랐고, 일부 지역에서는 50~80%까지 급등했다. FT는 최근 ‘메밀 품절’이라는 안내문을 붙인 상점이 늘었고, 1인당 5봉지 이하로만 구매하도록 하는 ‘쿼터제’ 도입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도 메밀값 상승을 부추긴 요인이다.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압박용 카드로 8월부터 러시아로의 식품 수출을 차단했다. 메밀을 대체할 식료품마저 사라진 탓에 길거리에는 전통복장을 하고 ‘추억의 메밀죽’을 파는 상인까지 등장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