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노조 건 일일이 대응 않을 것”

-지주 측 “협상 파트너 회장 아닌 행장”

-외환노조 “지주 회장 해명 있어야 대화”

-조기통합 노사 대화 시작부터 ‘삐그덕’

-상호간 이견 커 향후 대화 재개 ‘불투명’

-조기통합 `대박`은 커녕 `쪽박` 양상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을 위한 노사간 협상에서 상호간 얼굴을 붉히며 입장차만 극명히 확인한 가운데 향후 대화 재개 등도 불투명해질 전망입니다.



외환은행 노조는 “김정태 회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기 때문에 지주 측의 공식 해명이 있어야 대화가 재개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통합 논의가 2·17합의에 근거한 것인 만큼 지주 회장이 나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반해 하나금융은 “노조 사안에 대해 지주가 일일이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화 상대 역시 은행의 일인 만큼 은행장이 협상 대상자”라고 선을 긋고 있어 향후 대화 자체가 녹록치 않을 전망입니다.



17일 하나·외환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은행회관에서 조기통합 논의를 위한 협상단이 모였지만 이견만 확인한 채 끝났습니다.



협상단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임원 2명씩, 외환은행 노조 측 인사 4명 등 8명으로 구성됐지만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 위원장이 배석하게 되면서 순조로울 것으로 보였던 첫 상견례는 상호간 얼굴을 붉히는 자리로 바뀌게 됐습니다.



김근용 노조위원장이 참석하면서 노조 측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참석을 요구했고 당시 수원 연수원에서 임원 워크샵 중이던 김 회장이 협상 개시 2시간여 늦게 도착했습니다.



외환 노조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이 예정된 협상 시작 시간보다 2시간 정도 지각했고 노조가 몇 가지 요구사항을 이야기 하자 30여분 만에 오늘 협상은 없던 걸로 하자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외환 노조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에게 외환은행 독립 경영을 5년간 보장한 2·17 합의 위반에 대해 사측이 사과해 줄 것과 새로운 합의서 체결 전까지 IT전산 통합과 합병 승인 신청 등 통합 절차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와함께 지난해 11월 합의했던 정규직 전환 합의 사항과 관련해 1년이 넘도록 시행 되지 않고 있는 것에 불신이 쌓여 있어 앞서 2가지 사항 외에 정규직 전환 내용을 포함한 신뢰 회복도 요청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이 노조의 요구 사항을 듣던 중 새 합의서 체결 전까지 통합 절차 중단과 관련한 요구를 듣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갑자기 없던 일로 하자며 자리를 떠났다”고 전했습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김정태 회장이 2시간여 늦게 참석한 것이 아니고 노조가 일방적으로 협상을 14일로 잡아 통보한 뒤 수원 임원 워크숍에 참석중이던 김정태 회장이 성의를 보이며 뒤늦게라도 참석하게 된 것"이라며 ”노조의 비난이 협상 자체를 지연하기 위한 것 아니겠냐“고 반박했습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어 “당초에 외환 노조위원장의 참석도, 김정태 회장의 참석도 이야기 된 바 없는 사안”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견례 참석을 위해 수원에서 서둘러 상경해 협상장에 도착한 회장에게 노조가 선을 넘는 요구를 한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외환노조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이 협상 자리를 떠난 것이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뜻인 지 흥분된 상태에서 실수를 한 것인 지 모르겠지만 진정성있는 대화 의지가 없었던 것이고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외환 노조 측은 “우리가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몇 가지 사항을 요구했는 데 대답 대신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은 이유가 뭐든 간에 합리화하기 힘들다”며 “자리를 뜬 쪽인 회장이나 금융지주 쪽에서의 적절한 해명이 있어야 대화 재개 여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일과 관련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은 17일 오후 노조의 발표 자료에 대한 반박·해명 보도자료를 서둘러 준비했지만 몇 차례 논의를 거친 뒤 자료를 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자료를 낼 지 안낼지 수 차례 검토하다가 결국 노조와의 건과 관련해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며 노조가 기다리고 있는 지주 측의 공식 입장은 없는 쪽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이 관계자는 협상 테이블에 김정태 회장이 나와야 한다는 노조의 요구에 대해서는 “외환 노조의 카운터 파트너는 외환은행 경영진”이라고 선을 그으며 “김정태 회장도 몇 번 언급을 했지만 개별 대표단 중심으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나·외환 조기 통합을 위한 노사간 대화는 이전부터 순조롭지 않았지만 외환은행이 외환 노조 900명에 대한 대규모 징계를 대폭 축소하기로 하면서 노조가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밝혀 협상의 첫 단추를 꿰기 위한 상견례 자리가 열렸지만 열리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로 귀결된 셈입니다.



외환 노조는 양측의 수장이 모인 자리에서 새로운 합의안 도출을 위한 몇가지 요구사항에 김정태 회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간 만큼 공식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고 협상 파트너도 지주 회장이 나와야 함을 재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 하나금융은 14일 상견례와 관련한 지주 차원의 해명·입장 표명은 없을 것이고 협상 파트너도 외환은행장과 협상 실무진으로 못을 박고 있어 향후 대화 재개 여부는 또 다시 안갯속 형국으로 빠져드는 형국입니다.



이번 일과 관련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존과 달라진 것은 없다”며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노사 합의가 전제 돼야 한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한편 하나·외환은행 조기 통합의 총대를 멘 김한조 외환은행장의 경우도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입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사실상 김한조 행장에게 조기통합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위임한 상황에서 외환은행 노조가 김한조 행장을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서입니다.



외환 노조는 “통합 문제가 임단협이면 모르겠지만 외환은행장이 통합과 관련해서는 권한이 사실상 없는 것 아니겠냐”며 “사실상 시간낭비이고 결국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참석해야 해결 될 문제”라고 기존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이 사퇴하고 하나·외환 통합과 관련해 김한조 외환은행장의 비중이 커지며 통합 은행장 자리도 유력해 보였지만 현재 첫 대화부터 꼬이게 됐고 대화 창구에서 마저 아예 배제되면서 입지가 좁아지는 형국입니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노조가 대화 창구에만 나와 준다면 일주일 안에 조기통합 논의는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첫 상견례 파국과 협상에서 조차 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어 향후 통합 이후 역학구도에서도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외환 노조가 첫 상견례 자리에 노조위원장을 배석 시킨 것도, 김정태 회장의 참석을 요구한 것도, 또한 하나금융 지주가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기로 한 것에도 나름의 배경과 노림수 들이 있을 것”이라며 “조기 통합 논의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대화를 위한 첫 창구를 열었지만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한 가운데 김정태 회장이 ‘대박’으로 표현한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 논의는 대박을 위한 접점을 찾기는 커녕, 집안 싸움으로 `쪽박`을 차는 분위기로 전개되는 등 당분간 진통과 상호간 공방으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김정필기자 jp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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