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등장 임박에 흔들린 가구株
실적을 앞세워 상승세를 타던 가구주의 앞길을 ‘가구 공룡’ 이케아가 막아섰다. 다음달 이케아 1호점 개장을 앞두고 한샘, 현대리바트, 에넥스 등 가구업계 상위 3사의 주가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은 17일 4.37% 떨어진 10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한샘은 이달 들어서만 18.9% 떨어졌다. 올 3분기 전년 대비 80% 가까이 늘어난 영업이익 기록으로 지난달 최고가(14만5000원)까지 올랐던 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이미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을 넘어선 현대리바트는 이달 34.96%, 에넥스도 13.1% 하락했다.

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가 내달 18일 한국 상륙을 예고하며 지난 14일 한국 홈페이지를 선보인 것이 주가 하락에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샘뿐 아니라 현대리바트와 에넥스 주가도 14일 이후 2거래일째 하락세다.

품질을 앞세운 국내 가구주들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고 이케아가 등장 전부터 가격 논란에 휩싸여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케아 홈페이지의 일부 제품 가격이 일본이나 중국보다 훨씬 높아 논란이 되고 있다”며 “저렴한 가격이라는 장점이 없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가구를 산 후 배송과 시공을 직접 해야 하는 불편함도 변수로 꼽았다. 이 연구원은 “가구주에 악재로 작용한 이런 막연한 불안감은 이케아 영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