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제조사인 미국 엘러간이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제약회사 액타비스에 인수됐다. 엘러간 인수를 위해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을 끌어들였던 캐나다 제약사 밸리언트의 인수합병(M&A)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경제매체인 CNBC는 17일(현지시간) 액타비스가 엘러간을 주당 219달러, 총 66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양측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4월 애크먼이 이끄는 헤지펀드 퍼싱스퀘어와 손잡고 엘러간 인수전에 먼저 뛰어든 밸리언트가 지난달 제시한 금액은 530억달러다. 밸리언트가 인수 가격을 올릴 의사가 있다고 밝혔으나 엘러간 측은 이를 거부해왔다. 인수 후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밸리언트의 사업모델이 신약 개발을 중시하는 자사의 기업문화와 맞지 않다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액타비스가 새로운 후보로 부상했으며, 밸리언트보다 훨씬 비싼 가격과 높은 현금지급 비율 조건을 제시했다.

세계 3위 복제약 제조업체인 액타비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파올 비사로 회장은 “미국 시장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고, 국제 시장에서 시장 확대를 위한 기회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거래가 공식 성사되면서 이번 인수계약은 올해 제약업계의 최대 M&A 딜이 될 전망이다. 미국 애브비와 영국 샤이어 간 540억달러 규모의 M&A는 지난달 성사 직전 단계에서 미 정치권 내 세금회피 논란으로 무산됐다. 지난 5월엔 세계 최대 제약사 화이자가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에 1200억달러의 인수가격을 제시했으나 거부당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