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영 유라스텍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논현동 베스트웨스턴강남호텔에서 열린 ‘한·러 기술포럼 및 기술매칭 상담회’에서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이선영 유라스텍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논현동 베스트웨스턴강남호텔에서 열린 ‘한·러 기술포럼 및 기술매칭 상담회’에서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러시아어를 활용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남들이 안 하는 걸 배우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한국과 러시아 간 기술교류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유라스텍의 이선영 대표(사진)는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한 뒤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국립대에서 1년간 교환학생으로 공부했다. 한국으로 돌아와 고려대 대학원에서 러시아지역학 석사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원에서 한·러 경제관계 박사과정을 수료한 이 대표는 한국산업기술정보연구원(현 KISTI)에서 기술이전과 관련된 연구를 맡으며 지금까지 기술이전에 관한 일을 해 왔다.

○기술이전 포럼 매년 10여회

2008년 설립한 유라스텍은 처음엔 한국의 기술을 러시아에, 러시아의 연구개발 성과를 한국 기업에 전수하는 일을 주로 했다. 이 대표는 “처음엔 기술을 연결해주는 일만 했는데 한국 중소기업들이 제품도 판매하고 싶어 해 2010년부터 자연스럽게 수출 업무도 병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유라스텍 사업은 기술이전뿐 아니라 수출상담과 전시회 개최 등을 전담하는 마이스 산업까지 세 가지 분야로 나뉘어 있다.

지난 11일 열린 ‘한·러 기술포럼 및 기술매칭 상담회’는 유라스텍이 마련한 행사다. 올해만 이 같은 포럼을 열 번 열었고 러시아에서도 네 번 진행했다. 이 대표는 “러시아에 관심이 있는 중소기업을 모집했는데 140명이 신청했다”며 “광학 및 에너지, 정보통신, 나노기술, 전기·전자, 금속 및 기계 자동차공학, 위기관리를 다루는 트리즈 등 여러 분야로 나눠 러시아의 연구소와 한국의 기업을 연결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사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지원을 받았다. 유라스텍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유일하게 지정한 ‘러시아 민간기술거래기관’이다.

○“중소기업 돕는 일 보람”

이 대표는 “유라스텍의 최대 강점은 한국과 러시아에 각각 5000명, 3000명의 바이어 및 기업, 연구기관 등의 네트워킹을 갖춘 것”이라며 “기술연구를 하는 연구소와 기업이 절반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 기업들은 한국의 우수한 기계와 부품, 원료 등을 사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유라스텍의 매출은 기술이전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받는 수수료다. 지난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12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러시아 법인 직원 2명과 국내 8명 등 10명이 일하고 있다.

이 대표는 “5년 안에 직원 50명으로 500억원의 매출을 내는 게 목표”라며 “한·러 비즈니스센터를 지어 포럼을 여는 공간과 사무공간, 러시아 바이어들이 묵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와 비즈니스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는 것도 5년 안에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유라스텍은 러시아에 진출하고 싶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매달 2시간씩 진행하는 비즈니스아카데미를 열고 있다. 러시아연방 타타르스탄공화국 카잔 시내에 국내 기업의 제품을 전시하는 한국제품홍보관도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러시아에도 도움이 되고 해외 진출을 꿈꾸는 국내 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민간외교사절단이라는 보람과 긍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