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 온실가스 감축 '깜짝 합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오바마·시진핑, 베이징회담
IT제품 관세 철폐·군사충돌 방지도…G2 '新협력시대' 열릴지 관심
IT제품 관세 철폐·군사충돌 방지도…G2 '新협력시대' 열릴지 관심

◆온실가스 감축 ‘깜짝 합의’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미국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6~28% 감축(2005년 배출량 대비)하기로 약속했다. 중국은 2030년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 이상 늘리지 않고, 또 이때까지 화석연료 사용 비중을 20% 줄이기로 했다. CNN은 “세계 양대 강국이자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1, 2위인 중국과 미국이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또 군사훈련을 비롯한 대규모 활동에 대한 사전 통보 체계 구축, 양국 군대가 해상에서 마주쳤을 때 행동수칙 마련 등을 골자로 하는 ‘군사적 신뢰 구축 프로그램’도 가동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남중국해와 동중국해 등에서의 양국 간 긴장 고조가 우발적인 충돌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북한 핵문제에 대해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며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데도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 △한반도 비핵화 △평화 안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등 중국의 3대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조속한 6자 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에도 합의했다.
◆미·중 ‘해빙무드’ 열리나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이 만난 것은 작년 6월 시 주석의 미국 방문 이후 1년6개월 만이다. 당시 두 사람은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 공동 발전을 추구하되 서로의 핵심이익은 침해하지 않는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 건설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후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사이버 해킹, 홍콩민주화 시위 등 각종 현안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긴장 국면이 조성됐다. 미국과 중국 언론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그동안 껄끄러웠던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평가를 내놨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의 주도권을 둘러싼 미·중 양국의 물밑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에도 오바마 대통령과 시 주석은 각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를 내세워 아·태 지역에서의 경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워싱턴=장진모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