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상하원 장악…8년만에 여소야대
4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대승을 거두면서 연방 상·하원을 동시에 석권했다. 이로써 공화당 소속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민주당이 양원을 장악한 이래 8년 만에 명실상부한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가 마련됐 다.

5일 오전 10시 현재 중간집계에 따르면 이번 중간선거의 전체 승패를 가른 상원 경합 주(州) 13곳(민주당 소속 10곳, 공화당 소속 3곳)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 공화당이 이겨 최소 52석으로 과반을 넘겼다.

민 주당은 이 시각 현재 45석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현재 상원의원 선거구 가운데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주는 3개 주로, 루이지 애나주에서는 과반 득표자가 없어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고 알래스카와 버지니아 주는 막판 개표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전체 의석이 100석인 상원은 현재 민주당이 55석, 공화당 45석으로, 이번 선거는 전체 의석의 3분의 1과 보궐선거 대상을 포함한 총 36곳에서 치러졌다.

공화당은 13곳 경합 지역 가운데 켄터키와 캔자스, 조지아 등 3개 텃밭을 모두 지키고 기존 민주당 지역이었던 10개 선거구 가운데 무려 7곳을 빼앗아 왔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이 현역이거나 은퇴해 공석이 된 10개 지역 가운데 뉴햄프셔(진 샤힌) 단 한 곳을 지키는 데 그쳤다.

알래스카와 루이지애나를 공화당이 가져가고 민주당이 버지니아를 확보하면 상원 의석 분포는 공화당 54석, 민주당 46석이 된다.

435 명 전원을 새로 뽑는 하원의원 선거는 공화당이 이 시간 현재 242석(과반은 218석)을 얻어 다수당의 지위를 더 확고하게 다졌 다. 공화당 역대 하원 최다 의석이었던 1940년대 해리 트루먼 대통령 시절의 246석에 육박하는 수치다.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곳은 174곳에 불과하다. 현재 하원 의석수는 공화당 233석, 민주당은 199석이다.

36곳에서 치러진 주지사 선거도 이 시간 현재 공화당이 무려 24곳에서 승리하고 민주당은 8곳만을 이긴 것으로 나타났다.

공화당이 하원을 수성하고 상원을 탈환하는 데 성공하면서 2006년 부시 대통령 집권 2기 중간선거 때 민주당이 양원을 장악한 이래 8년 만에 양당이 행정부와 의회 권력을 완전히 분점하는 상황이 도래하게 됐다.

특히 공화당은 상·하의원 선거는 물론 주지사 선거에서도 압승함으로써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과의 경쟁에서 한층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반 면 민주당은 지난 2008년과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밀었던 유권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실패함으로써, 의회 내에서 ' 소수당'으로 전락하는 동시에 선거 패배 책임론 속에서 해리 리드(네바다)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교체 요구 등 극심한 후폭풍 에 휩싸일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임기 후반 국정 장악력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급격한 레임덕(권력누수)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중간선거 결과에 대한 소회와 향후 국정운영 방향, 공화당과의 협 력문제 등 국정 전반에 걸쳐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7일 여야 의회 지도부를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향후 정국과 관련해선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의 반발을 무릅쓰고 이민개혁법 등 주요 국정 어젠다를 밀어붙이면서 정국 경색이 심해 질 것이라는 관측과 동시에,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주요 현안을 놓고 주고받기 식의 대타협에 나설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이 나오 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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