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양적완화 후폭풍] 신흥국, 외국자금 유출에 수출경쟁력 약화까지 겹쳐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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强달러 시대 글로벌 환율 전쟁 (3·끝) 통화 함정에 빠진 신흥국
日과 수출경쟁 아시아국 엔低 가속화로 직격탄
美양적완화 종료 영향…韓·대만 증시 투자자 이탈
ECB 추가 양적완화 땐 통화전쟁 가열될 듯
日과 수출경쟁 아시아국 엔低 가속화로 직격탄
美양적완화 종료 영향…韓·대만 증시 투자자 이탈
ECB 추가 양적완화 땐 통화전쟁 가열될 듯
![[日 양적완화 후폭풍] 신흥국, 외국자금 유출에 수출경쟁력 약화까지 겹쳐 '진퇴양난'](https://img.hankyung.com/photo/201411/AA.9248077.1.jpg)
일본의 예기치 못한 양적 완화 확대로 신흥국 통화당국은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에 따른 자본 유출과 급격한 엔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를 동시에 막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미국의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는 최근 일본의 양적 완화 확대로 중국이 ‘통화 함정(currency trap)’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수출 확대를 통해 경기둔화를 막고, 급격한 단기자금 유출도 막아야 하는 상충된 목표를 미세조정하기 위해 미 달러화에 대한 위안화 가치를 점진적으로 올리려는 중국 당국의 의도가 무용지물이 됐다는 설명이다.
영국계 은행 HSBC 자료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은 이미 19개 공산품에서 세계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다.

현재로선 중국 금융당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려고 해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 주요 은행들의 예금액이 줄고 있어 금리 인하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5대 은행의 예금은 3분기에만 3880억위안(약 630억달러) 감소했다.
중국뿐 아니라 다른 아시아 신흥국도 비슷한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7대 증시에서는 올 들어 월간 단위로 가장 많은 31억8800만달러의 외국인 주식자금이 빠져나갔다.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와 향후 금리 인상에 대비해 미국으로 자금이 이동한 것이다. 인도네시아에선 2억6100만달러, 필리핀에선 5억4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태국 증시에서도 4억9700만달러의 외국인 주식자금이 이탈했다.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대만은 지난달 2000만달러가 순유입됐지만 9월엔 18억8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신흥국들이 자금 유출로 인한 주식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선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수출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의 엔저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경제전문방송인 CNBC는 일본의 양적 완화를 ‘바주카포 공격’에 비유하며 수출주도형 국가인 한국과 대만이 통화가치 하락압력을 가장 크게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대만과 달리 브라질 인도 등은 엔저보다 미국의 양적 완화 종료를 더 큰 변수로 간주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달 30일 자본 유출과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연 11.25%로 0.25%포인트 인상했고, 러시아도 같은 이유로 31일 기준금리를 연 9.15%로 1.5%포인트 올렸다.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설 경우 통화전쟁이 가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강대국 간 통화정책 차이가 커지면서 이에 영향을 받는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며 “복잡한 변수가 많아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