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재 칼럼] 한국에는 한경 인재포럼이 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종말적 자원고갈론 시대 끝났다
自然 아닌 인적자원이 근본자원
HR포럼서 신뢰·통합 가치 확인을
정규재 논설위원실장 jkj@hankyung.com
自然 아닌 인적자원이 근본자원
HR포럼서 신뢰·통합 가치 확인을
정규재 논설위원실장 jkj@hankyung.com
인간을 저주한 사람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람은 맬서스일 것이다. 그는 인간은 자연의 구속을 받는 존재로서 빈곤과 죽음으로 가는 필연적 여정에 있다고 주장했다. 과학의 언어를 빌려 인간을 저주하고 자연을 신격화하는 그의 묵시록적 주술(그는 목사였다)은 지금도 계속된다. 파울 에를리히(Paul Ehrlich) 같은 사람들은 인간 머릿수가 너무 많다는 주장을 되풀이 해왔다. 그는 주로 중국의 거대인구를 사례로 들면서 ‘인구폭탄’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인간을 지구 배양기 속에 든 벌레처럼 취급하는 논리로 그는 유명세를 탔다. 히틀러가 그랬듯이 인간은 격하됐다. 산아제한은 그런 설익은 주장들로부터 명분과 자양분을 얻어왔다.
그러나 미시적으로나 거시적으로나 ‘자연과 자원이 귀하다’는 생각을 재검토해봐야 할 시점에 봉착하고 있다. 1970년대식 석유고갈론은 이미 과거사가 됐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다양한 종말론이 우리의 뇌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셰일가스 개발과 더불어 원유가는 줄곧 떨어지고 있고 금값도, 기타 상품 시세들도 벌써 수년째 하락세다. 이제 일부 사람들은 고갈론이 오래된 예언서의 낡은 수법이라는 사실을 서서히 눈치채고 있다. 아니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인간을 결코 먹여살릴 수 없다던 식량한계론은 한때의 광풍을 뒤로 하고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왜 인구의 증가가 아닌 감소를, 과다출산이 아닌 저출산을 지금은 고민하게 된 것일까. 애덤 스미스는 이런 종말적 주장들을 나쁜 뉴스 증후군(bad news syndrome)이라고 불렀다. 영국의 산업혁명기에조차 영국의 쇠락을 슬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지 않은가.
미국 경제학자 줄리언 사이먼은 이미 1980년대 초 제2석유파동 당시에 “자원이 한정돼 있다는 생각은 믿을 만한 이유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 고갈론 진영이나 환경주의자들의 분노를 샀다. 그는 인간이 그것을 자원이라고 불러줬을 때 비로소 자원이 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확실히 깨우쳐 주었다. 그렇게 인간은 자연의 주재자로 복권됐다. 인간이 없었다면 석탄도 석유도 전기도 우라늄도 수소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종종 잊고 산다.
물론 조로아스터가 타오르는 역청의 불빛을 보고 종교적 영감을 얻는 것까지야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석유를 만들고 에너지를 얻는 것은 인간이 결정한다. 다른 사람도 아닌 한국인이 바로 그런 진리를 웅변하고 있는 증인들이다. 한국인은 종종 조상을 저주한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협소한 장소에 국토를 정한 조상 말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수출상품 1, 2위를 다투는 것이 석유제품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세계의 좋은 상품들을 모두 수입해 쓴다는 사실도 그렇다. 저녁 식탁의 술안주 문어만 해도 무려 17개국에서 수입한다. 한국인은 좁은 축구장을 가장 넓게 쓴다. 한국인 한사람 한사람이 맨손으로 오늘의 한국을 만들어 왔다. 그러기에 한국인은 석유보다 훨씬 질이 좋고 풍부한 자원이다. 그게 바로 근본자원인 ‘인간’에 대한 이론이다. 개개인이 지구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도덕적 자각의 첫걸음이듯이 자연에 존재하는 것 중 근본적인 자원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삶과 살림(경제)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근본자원은 인간밖에 없다. 이런 인간들에 대한 자원개발론이 바로 한경의 글로벌 인재 포럼(Global Human Resources Forum)이 추구하는 철학이다. 100세 시대의 인재(2011), 교육이 복지(2012), 벽을 넘어서(2013)를 거쳐 올해는 ‘신뢰와 통합의 인재’가 주제어다. 포럼의 공동 주최자이기도 한 주요 51개 대학 총장들은 지난주 대학교육의 확고한 이정표로 ‘특성화’를 제시했다. 졸업생 각자에게 그들의 삶을 개척할 수단을 쥐어주는 것은 청년실업에 직면한 오늘날 대학교육의 중요한 목표다. 교육부 직업능력개발원과 함께하는 ‘글로벌 인재 포럼’에 동참하시라. 5, 6일 쉐라톤워커힐호텔.
정규재 논설위원실장 jkj@hankyung.com
그러나 미시적으로나 거시적으로나 ‘자연과 자원이 귀하다’는 생각을 재검토해봐야 할 시점에 봉착하고 있다. 1970년대식 석유고갈론은 이미 과거사가 됐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다양한 종말론이 우리의 뇌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셰일가스 개발과 더불어 원유가는 줄곧 떨어지고 있고 금값도, 기타 상품 시세들도 벌써 수년째 하락세다. 이제 일부 사람들은 고갈론이 오래된 예언서의 낡은 수법이라는 사실을 서서히 눈치채고 있다. 아니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인간을 결코 먹여살릴 수 없다던 식량한계론은 한때의 광풍을 뒤로 하고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왜 인구의 증가가 아닌 감소를, 과다출산이 아닌 저출산을 지금은 고민하게 된 것일까. 애덤 스미스는 이런 종말적 주장들을 나쁜 뉴스 증후군(bad news syndrome)이라고 불렀다. 영국의 산업혁명기에조차 영국의 쇠락을 슬퍼하는 사람들이 많았다지 않은가.
미국 경제학자 줄리언 사이먼은 이미 1980년대 초 제2석유파동 당시에 “자원이 한정돼 있다는 생각은 믿을 만한 이유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 고갈론 진영이나 환경주의자들의 분노를 샀다. 그는 인간이 그것을 자원이라고 불러줬을 때 비로소 자원이 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확실히 깨우쳐 주었다. 그렇게 인간은 자연의 주재자로 복권됐다. 인간이 없었다면 석탄도 석유도 전기도 우라늄도 수소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종종 잊고 산다.
물론 조로아스터가 타오르는 역청의 불빛을 보고 종교적 영감을 얻는 것까지야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석유를 만들고 에너지를 얻는 것은 인간이 결정한다. 다른 사람도 아닌 한국인이 바로 그런 진리를 웅변하고 있는 증인들이다. 한국인은 종종 조상을 저주한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협소한 장소에 국토를 정한 조상 말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수출상품 1, 2위를 다투는 것이 석유제품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세계의 좋은 상품들을 모두 수입해 쓴다는 사실도 그렇다. 저녁 식탁의 술안주 문어만 해도 무려 17개국에서 수입한다. 한국인은 좁은 축구장을 가장 넓게 쓴다. 한국인 한사람 한사람이 맨손으로 오늘의 한국을 만들어 왔다. 그러기에 한국인은 석유보다 훨씬 질이 좋고 풍부한 자원이다. 그게 바로 근본자원인 ‘인간’에 대한 이론이다. 개개인이 지구만큼이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도덕적 자각의 첫걸음이듯이 자연에 존재하는 것 중 근본적인 자원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삶과 살림(경제)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근본자원은 인간밖에 없다. 이런 인간들에 대한 자원개발론이 바로 한경의 글로벌 인재 포럼(Global Human Resources Forum)이 추구하는 철학이다. 100세 시대의 인재(2011), 교육이 복지(2012), 벽을 넘어서(2013)를 거쳐 올해는 ‘신뢰와 통합의 인재’가 주제어다. 포럼의 공동 주최자이기도 한 주요 51개 대학 총장들은 지난주 대학교육의 확고한 이정표로 ‘특성화’를 제시했다. 졸업생 각자에게 그들의 삶을 개척할 수단을 쥐어주는 것은 청년실업에 직면한 오늘날 대학교육의 중요한 목표다. 교육부 직업능력개발원과 함께하는 ‘글로벌 인재 포럼’에 동참하시라. 5, 6일 쉐라톤워커힐호텔.
정규재 논설위원실장 jk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