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3일 오후 2시15분

“삼성SDS 공모주를 최대한으로 청약(6만주)하기 위해선 증거금을 57억원이나 넣어야 하는데, 한도까지 넣겠다는 고객이 여러 명 있습니다.”(조현열 한국투자증권 삼성동 프라이빗뱅킹센터 지점장)

“수백억원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고객들이 10여개 이상의 가족 계좌를 활용해 삼성SDS 공모주에 투자하려 하고 있습니다.”(송희주 하나대투증권 대치동지점 영업소장)
[마켓인사이트] "삼성SDS 무조건 돈 된다"…자산가들 풀베팅
5~6일 진행되는 삼성SDS 일반 공모 청약을 앞두고 투자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주식을 받기만 하면 무조건 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청약자금이 몰릴 전망이다. 하지만 전체 공모주식 가운데 일반 투자자 몫은 20%(121만9921주)인 데다, 청약경쟁률이 올라갈수록 실제 받을 수 있는 공모주 수는 줄기 때문에 큰돈을 벌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청약증거금 40조원 몰릴 듯

[마켓인사이트] "삼성SDS 무조건 돈 된다"…자산가들 풀베팅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공모주에 투자하는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지난 8월 1303억원에서 9월 1898억원, 지난달 5760억원으로 급증했다. 삼성SDS 공모에서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주요인이라는 게 증권업계 분석이다. 배기원 신한금융투자 압구정지점 부장은 “원래 공모주 투자는 하던 사람들만 했었는데, 이번 삼성SDS 공모에는 누구나 참여하려 하고 있다”며 “청약 경쟁률이 800 대 1을 넘길 것 같다”고 예상했다.

장외주식 정보업체 프리스닥의 정인식 대표는 “통상 공모주에 투자하는 개인들의 유동자금 규모는 1조5000억~4조원 정도인데 삼성SDS에는 그 10배 정도의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본다”며 “2010년 삼성생명 공모 때의 청약증거금 기록(19조89444억원)을 깰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투자 열기는 ‘사기만 하면 무조건 남는 장사’라는 인식이 투자자 사이에 퍼져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지난달 29~30일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서는 희망공모가액 15만~19만원이었던 삼성SDS 공모주를 주당 30만원에 사겠다고 신청한 경우도 있다”며 “대부분 다른 기관투자가들도 상장 후 주가 상승을 예상하고 25만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유안타증권은 삼성SDS 주가가 상장 후 50만원, 하이투자증권은 36만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3개월 후 주가 ‘주목’

삼성SDS 공모의 청약경쟁률이 높아 개인투자자들이 ‘대박’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투자하면 이자비용 때문에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약경쟁률이 수요예측 때 수준(651.5 대 1)으로 나온다면 10주를 받기 위해 증거금을 6억원 이상 납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도곡동 지점장은 “거액의 증거금을 넣어도 몇 주 못 받는 일반 청약보다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 가입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 상장 후 기관투자가들의 대량 매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의 기업공개(IPO) 담당 임원은 “기관투자가들이 대부분 3개월 의무보유를 약속하고 삼성SDS 공모주를 받아가기로 했다”며 “상장 후 3개월 뒤에는 기관 매도로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 일반 공모 청약은 우리사주조합과 기관투자가 청약 후 남은 121만9921주(공모물량의 20%)를 대상으로 5~6일 이틀간 진행된다.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우대고객은 최고 청약한도의 2배까지 청약할 수 있다.

임도원/황정수/서기열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