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특허가 풀렸는데 복제약은 왜 두 개만 나왔지?”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넥시움’ 특허가 끝났음에도 국내 제약사의 제네릭(복제약) 출시가 지지부진하다. 연매출 500억원 규모인 넥시움은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올리는 제품이다. 오리지널 의약품 특허가 풀리는 즉시 20~30여개 복제약이 쏟아지는 다른 사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넥시움 복제약을 내놓은 곳은 현재 종근당과 대원제약 두 곳뿐이다. 지난 7월 특허가 끝난 뒤 8월부터 대원제약이 가장 먼저 제네릭을 출시했다. 9월에는 종근당이 제품을 선보였다.

‘퍼스트 제네릭’으로 시장에 나온 대원제약의 ‘에스원엠프’는 지난달 7억3000만원에 이어 이달에도 10억원의 처방액을 내다볼 정도로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종근당도 첫달 1억5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시장에 진입했다.

국내 제약사들의 넥시움 복제약 출시가 더딘 것은 기술장벽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넥시움 알약 안에 또 다른 코팅이 있는 미세한 알갱이 구조를 만들어 놓은 탓에 제네릭 만들기가 쉽지 않은 데다 물질특허는 끝났지만 아직 조성물 특허가 남아 있어 이를 피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조성물 특허를 피하기 위해 대원제약과 종근당은 일반 알약 형태의 코팅기술을 적용했다.

복제약 개발에 도전한 다른 업체들은 오리지널과 같은 약효를 증명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 관계자는 “최근 특허가 풀린 오리지널 가운데 생동성시험이 가장 어려운 제품 중 하나가 넥시움”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제약사는 제네릭을 직접 생산하기보다 종근당과 대원제약에 위탁생산하는 방법으로 우회로를 찾고 있다. 다음달께 넥시움 복제약을 내놓을 예정인 광동제약 삼진제약 등이 위탁생산을 맡길 예정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