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최준철 "M&A·자사주 매입·배당주가 시장 주도"
"기업인수, 자사주 매입, 배당을 하는 기업이 저성장 시대에는 각광을 받습니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는 23일 서울 한국거래소(KRX)에서 열린 '2014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에서 '2개의 키워드로 저성장을 돌파한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그 동안 내재가치가 올라가는 주식은 시장 지배력 등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 상승과 경영자의 탁월한 사업수완이라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 한국 경제는 수요가 더 이상 늘지 않는 성장의 한계에 부딪쳤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이제 투자자들이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은 현명한 자본배치라고 강조했다.

현명한 자본배치란 지금까지 모아놓은 자금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기업인수, 자사주 매입, 배당 등을 예로 들었다.

최 대표는 "그 동안 성장 일변도로 달려왔던 한국 기업들이 지금까지 쌓아놓은 자금으로 자사주를 사거나 배당을 하기에는 인식의 전환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그보다는 성장을 위해 지금까지 모아놨던 돈으로 다른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그런 기업들을 찾아내는 것이 저성장 시대에 걸맞는 가치투자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사례로 꼽은 종목 중의 하나는 롯데푸드다. 2005년 삼립식품의 유지제품 자회사인 웰가를 인수한 롯데푸드는 인수 후 마가린, 쇼트닝 분야에서 독점적 시장점유율을 누림으로써 주가 상승을 이룰 수 있었다.

해외 기업 인수로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이룬 기업들도 있다. 동원산업은 미국 참치캔 1위 업체인 스타키스트를 인수해 적자 회사를 연 600억원 이상 이익이 나는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동원산업 주가도 8배 이상 올랐다.

'승자의 저주'라는 말처럼 모든 M&A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M&A에서 성공해본 기업들이 꾸준하게 성공적인 사례를 이어갔다.

그는 "과거에 현명한 자본배치를 잘한 회사들을 꾸준히 지켜보면 된다"고 조언했다.

관련 기업으로는 동원그룹, 롯데그룹, JB금융지주, 메리츠금융그룹, 휠라코리아, LG생활건강, 넥센, KMH 등을 꼽았다.

기업인수시 체크포인트로는 세가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싸게 사진 않았는가, 잘 아는 분야의 기업을 인수했는가, 인수 이후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했는가 등이다.

다음으로는 해외주식 투자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선택의 폭이 넓을수록 가치주를 발굴할 확률이 높아지므로 해외까지 시각을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잘 모르는 지역을 공략하는 것보다는 가까운 아시아 소재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 안에서 태국 공항, 인도네시아 백화점 등 성장성이 높은 개별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기존의 해외펀드들은 중국, 인도 등 '국가 찍기'를 해왔다"며 "좋은 기업이 있으니까 그 나라 주식을 사는 게 아니라 그 나라 자체를 사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성공 확률이 낮았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해외 투자에서도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를 하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한국 주식시장 종목이 1900개인데 아시아로 넓히면 9000개에 달하는 만큼 더 넓은 시장에서 좋은 종목을 발굴하는 개념으로 접근할 것"을 조언했다.

한경닷컴이 주최하고 한국거래소,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이 후원한 이날 강연회에는 투자자 4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