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상인들이 지난 16일 경남 통영 굴수협에서 열린 올해 첫 경매(초매)에 참여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굴 상인들이 지난 16일 경남 통영 굴수협에서 열린 올해 첫 경매(초매)에 참여하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지난 16일 경남 통영시 동호동 굴수협. 굴 풍작을 비는 ‘초매제’를 앞두고 굴 가공업체인 대흥물산의 김성찬 사장은 “몇 년째 안 좋은 일만 있었는데 올해는 굴 판매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2012년엔 식중독을 일으키는 노로바이러스가 굴에서 검출됐고, 지난해엔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고가 불거지며 굴 소비는 최근 2년간 급감했다. 국내 굴 생산의 80%를 책임지는 통영은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30년 이상 굴 양식을 해온 진팔곤 씨는 “지난 2년간은 재앙 같은 시간이었다”며 “올해는 대형 악재가 없어 굴 소비도 늘고 가격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매제 직후 올해 첫 굴 경매(초매)가 시작됐다. 초매 결과는 한 해 굴 장사의 향방을 가늠하는 척도. 이날 판매된 굴은 10㎏짜리 6370상자로 평균 가격은 상자당 6만6300원이었다. 2012년 5만3000원, 지난해 5만1100원과 비교하면 30%가량 높은 수치다.

통영 굴 종사자들은 수출 확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중국으로 본격 수출된다는 점에 들떠 있는 모습이었다. 굴수협은 오는 26일과 28일 중국 베이징과 지난에서 처음으로 경매 행사를 연다. 중국에서 굴은 고급 해산물로 손꼽혀 가격이 비싼데 최근 소득 증가로 굴 수요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유통업체 삼삼물산의 유탁관 영업부장은 “최근 통영을 찾은 중국 바이어들이 양식장에 들러 한 해 생산량 전부를 사고 싶다고 하는 등 국내산 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며 “앞으로 중국 수출 물량이 빠르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에서 올 들어 현지 양식장 굴 폐사율이 50%로 높아져 통영이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 전체 수출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올해 일본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최승훈 롯데마트 수산 상품기획자(MD)는 “수출 증가에다 연말 김장 수요가 겹쳐 굴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며 “직매입 등을 통해 시세보다 저렴한 값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