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잇따라 낮추고 있지만 정작 서민들은 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들이 정기예금 우대금리는 낮추고 대출 가산금리는 올리는 꼼수를 부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시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은행들이 정기예금의 우대금리를 무더기로 낮추고 대출 가산금리는 대폭 올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민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인 ‘국민수퍼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지난해 말 기준 기본금리 연 2.3%에 우대금리 0.3%포인트를 더해 연 2.6%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상품의 우대금리는 0.22%포인트 낮아진 0.08%입니다.

기본금리가 0.2%포인트 하락폭보다 우대금리 하락폭이 더 큰 겁니다.

신한은행의 주력 정기예금인 ‘S드림정기예금’은 지난해 말 최고 연 2.7%를 줬었지만 현재는 연 2.15%에 불과합니다. 역시 우대금리를 낮췄기 때문입니다.



외환은행 주력 상품인 ‘YES큰기쁨예금’ 역시 우대금리를 지난해 말 0.24%포인트에서 0.1%포인트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최고 금리가 연 2.65%에서 연 2.25%로 낮아졌습니다.

올 들어 은행들의 정기예금 최고 금리 하락폭은 신한은행 0.55%포인트, SC은행 0.5%포인트, 국민은행 0.42%포인트, 외환은행 0.4%포인트 등으로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한 비용을 나타내는 코픽스의 하락폭 0.39%포인트보다 더 큰 수준을 보였습니다.



이렇듯 정기예금의 우대금리는 줄줄이 낮아진 반면 대출금리는 오히려 올랐습니다.

기준금리가 두달 연속 0.5%포인트 인하되면서 코픽스 금리도 하락했지만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의 신규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인하폭은 0.03%포인트에 불과합니다. 올 들어 대출 가산금리를 올렸기 때문입니다.



농협은행은 금리 혜택을 줄이는 방법으로 대출금리를 지난해 말 기준 3.18%에서 연 3.48%로 오히려 0.3%포인트 올렸습니다.



은행들은 예대마진을 사수하기 위한 `이자놀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금융소비자들이 고정금리 대출상품을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이재연 금융연구원 박사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정하는 시야가 너무 짧죠. 금융소비자들은 대출 상품을 고를 때 변동금리 보다는 고정금리 상품을 고르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서민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취지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2.0%로 낮췄지만 금융소비자들은 그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박시은입니다.


박시은기자 separk@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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