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국정감사] 최경환-野 팽팽한 기싸움…경제법안·예산안 국회 처리 '전초전'
“최경환 부총리께서 최근 (기준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 ‘척하면 척’이라고 말했는데 어제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연 2.25%→2.0%)는 한은이 자율적으로 결정했다고 생각합니까?”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당연하죠.”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최 부총리와 야당의원들 사이에 난타전이 벌어졌다.

야당은 지난 7월 출범한 ‘최경환 경제팀’이 내놓은 주요 정책에 날선 공격을 가했고 최 부총리도 이를 피하지 않고 맞받아쳤다. 정부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국회에 제출한 주요 경제법안과 내년 예산안 처리가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야당 의원들은 우선 최 부총리의 기준금리 인하 개입 여부를 문제삼고 나섰다. 최 부총리는 지난달 이주열 한은 총재에게 통화정책 협조를 요구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금리의 ‘금’자도 얘기 안 했지만 ‘척하면 척’”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김영록 새정치연합 의원은 “시장에서는 최 부총리의 ‘척하면 척’이라는 발언이 한은에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본다”고 공세를 취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그 발언은 한은과 현 경제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가계 부채가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도 쏟아졌다. 구체적으로 8월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이다.

박광온 새정치연합 의원은 “최근 부동산시장 규제 완화는 결국 서민의 전·월세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홍종학 의원도 “위험수위를 넘은 가계부채는 터지기 직전의 풍선과 같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이에 대해 “가계부채를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며 “특히 2금융권 대출이 과도하게 증가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부양 차원에서 부동산시장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되풀이 강조했다. 그는 “자산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돼야 경기 장기·구조적 침체를 막을 수 있다”며 “결국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시장을 정상화하고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늘려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확장적 경기 부양책으로 재정 적자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목소리는 여야를 가리지 않았다.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은 “재정 적자가 누적되면 국가 채무가 증가하고 이자 부담이 늘어 다시 재정 적자가 확대되는 악순환의 구조로 들어서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현미 의원도 “내년 재정 적자 규모를 33조6000억원으로 늘리고 임기 내 균형재정 달성 목표를 사실상 차기 정권에 떠넘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국가 채무를 정부의 관리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30% 중반대 수준으로 유지하면 재정 건전성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기재부 국감은 17일, 24일, 27일로 이어진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