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14일 에볼라에 대한 대응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2개월 안에 신규 감염자가 매주 1만명씩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루스 에일워드 WHO 사무부총장은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주간 매주 1000건의 새로운 감염 사례가 발생했고, 치사율도 70%로 상승했다”며 “60일 이내에 에볼라에 대한 대응조치가 충분하게 취해지지 않으면 오는 12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매주 5000~1만명의 신규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WHO는 이날 현재 에볼라 감염자 수는 8914명, 사망자는 4447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감염자 수는 이번 주말 9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서아프리카를 휩쓴 에볼라가 미국과 유럽 대륙으로 퍼지자 미국·유엔·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사회 공조도 본격화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3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에볼라에 대한 국제적 대응책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반 총장에게 “유엔의 모든 개별 회원국들이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장비와 인력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과는 서아프리카에 에볼라 치료시설을 늘리는 방안 등을 의논했다.

유럽의 에볼라 대응 역시 속도가 붙고 있다. 프랑스는 기니에 에볼라 치료시설을 증설하기로 했다. 영국은 시에라리온에 의료진용 보호장비 10만개를 보낼 예정이다. EU는 16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보건장관 회의를 열고 에볼라 확산 차단 방안을 의논한다. 러시아도 에볼라 확산 방지에는 서방과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과 만나 유럽 국가들과 에볼라 환자 이송을 위해 러시아 특별수송기를 투입하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