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0주년 경제 대도약 - 5만달러 시대 열자] 남들이 하찮게 여기던 대부업서 기회 찾아…12년 만에 제도권 진입
입력2014.10.13 21:18
수정2014.10.1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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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野性·승부 근성을 되살리자 (3) 익숙함 대신 이단의 길을 걷다
재일동포 3세로 한식당 '성공'
36세때 한국행…대부업 시작
연 순익 1000억 회사로 성장
'또 다른 도전' 중국 진출 나서
(3)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이 선정한 ‘2014 글로벌 500대 기업’ 리스트에는 70여곳의 금융사가 포진해 있다. 악사(AXA), 알리안츠, BNP파리바 등 쟁쟁한 기업들이 정보기술(IT)·제조·화학·석유회사들과 어깨를 견준다. 그러나 500위 안에 한국 금융기업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삼성생명(458위) 단 한 곳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등 한국 제조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기업과 생존경쟁을 벌이며 성장하는 동안 금융기업들은 ‘성장’ 대신 ‘정체’, ‘퇴보’를 거듭한 결과다. 대형 시중은행들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보다 ‘익숙한’ 국내시장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짙다. ‘이자 장사’에 치중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세계 휴대폰 시장 판도를 바꾼 건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던 애플이었다. 정체된 한국 금융시장을 뒤흔들 ‘이단아’들의 도전이 많을수록 국내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자극제가 된다.
< 최윤 회장은 > △1963년 일본 나고야 출생 △1987년 나고야학원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89년 한식당 ‘신라관’ 나고야점 개
점 △2002년 원캐싱 대표 △2004년 에이앤피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 대표 △2014년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 △2014년 OK저축은행 대표
1999년 36세의 재일동포가 혈혈단신으로 대한해협을 건넜다. 일본에서 대형 한식당 체인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전도유망한 청년 실업가는 ‘조국을 위해 기업으로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에 한국행(行)을 결심했다. 주변에선 다들 만류했다. 부모님도 “평생 쓰고 남을 돈을 모았는데 굳이 낯선 땅에 가서 일을 벌일 필요가 있느냐”고 말렸다.
최윤 아프로서비스그룹 회장(51)의 한국 금융시장 도전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대부업 자회사인 러시앤캐시로 더 잘 알려진 ‘비(非)주류 금융권’ 최대 기업. 사채업으로 통하던 대부업에서 시작해 올해 7월 예나래와 예주저축은행(현재 OK저축은행)을 인수해 ‘제도권’ 금융에 진입했다. 최 회장은 “내 좌우명은 ‘이단’에서 출발해 ‘정통’을 향하자는 것”이라며 “남들(기존 한국 금융회사들)이 보지 못한 분야에서 성공의 기회를 찾았다”고 말했다.
낯선 땅에 도전한 ‘이방인’
최 회장은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나고 자란 재일동포 3세다. 아직 우리말도 서툴다. 그는 “일본 사회에서 재일동포가 인정받을 길은 전문직이나 운동선수, 연예인, 기업인밖에 없었기 때문에 일찌감치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그래서 대학 졸업 직후 레스토랑 사업을 시작했다. 1989년 나고야에 한식당 ‘신라관’을 세웠다. 사업은 나날이 번창했다. 일본 전역에 60개의 체인을 둘 정도였다. 성공을 거뒀지만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깊어갔다. 그는 “한국 사람으로서 조국에 뭔가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굳혔다고 한다. 애국의 방법은 ‘기업을 하는 것’으로 정했다.
1999년 무작정 한국으로 건너온 그는 첫 사업으로 벤처캐피털을 선택했다. 그러나 2년도 안돼 벤처거품이 꺼지면서 130억원의 투자금을 모두 날렸다. 최 회장은 “빈손으로 다시 일본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며 “새 사업을 알아보던 중 한국에 서민금융을 담당할 대부업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엔 사채만 있었을 뿐 대부업이란 개념 자체가 없었다.
대부업이 공식화된 건 관련 법이 처음 국회를 통과한 2002년부터다. 최 회장은 원캐싱이란 대부업체를 만들었다. 2004년엔 일본 대부업체 A&O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서 사업을 키웠다. ‘러시앤캐시’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빅 히트를 쳤다.
이단? 남들이 보지 못한 걸 봤을 뿐
대부업으로 한국 시장에 안착했지만 여전히 ‘이방인’이었다. 그에 대한 루머도 많았다. 대표적인 게 일본 야쿠자와의 연계설과 북한에 송금한다는 것. 이 때문에 검찰·국세청 조사까지 받았다.
개인적인 어려움과는 별개로 사업은 꾸준히 잘됐다. 업계에선 그를 ‘이단아’라고 평가했다. 대부업이 합법화된 뒤에도 여전히 ‘사채업’이란 인식이 강한 영역에서 두각을 보였기 때문이다. 성공비결은 업(業)의 이미지를 바꾼 데 있었다. 대부업도 부작용만 최소화하면 엄연한 금융업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최 회장은 “대부업은 은행에서 대출 거절을 당했지만 사채에 손을 벌릴 만큼 사정이 어렵지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사정은 어렵지만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100명 중 20명가량의 고객을 선별하고 빨리 대출해준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러시앤캐시는 연 1000억원대 순이익을 거두는 회사로 성장했다.
금융도 충분히 수출할 수 있다
최 회장은 올해 저축은행으로 영역을 넓혔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저축은행에 대한 인식이 나빠졌지만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그는 “기존 은행들은 고객이 언제든 부실채권자가 될 수 있다고 간주하는 데 비해 우리는 고객을 ‘가미사마’로 대했다”고 했다. 가미사마는 일본어로 신(神)을 의미한다. 철저한 서비스정신으로 금융업을 서비스업으로 바꿨다는 얘기다. 2007년 7500억원이던 총자산은 올해 3조원 가까이로 늘었다. 최 회장은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중국 시장 공략이다. 중국 톈진, 선전, 충칭에 현지 법인을 세운 데 이어 베이징, 상하이 진출도 검토 중이다.
그가 생각하는 기업가 정신은 ‘이단’이다. 그는 “금융업에서도 남들이 보지 못한 곳에서 사업기회를 발견하고 과감히 도전하는 게 진정한 이단”이라고 강조했다.
MICE(마이스) 전문기업 마인즈그라운드가 창립 7년차를 맞아 더욱 유연하고 혁신적인 기업 문화 조성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가산디지털단지에서 서초동 신사옥으로 본사를 확장 이전한다고 14일 밝혔다.오는 17일부터 새로운 사옥에서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연면적 1599㎡(484평) 규모로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구성되어 있다. 마인즈그라운드의 사무실은 3층부터 5층에 위치하고 있다. 1층은 직원용 오픈 라운지로 운영될 예정이다. 오픈 라운지는 임직원의 자율 오피스 공간이자 방문객을 위한 개방 공간으로 활용한다.이번 신사옥 이전은 지난해 말부터 계획됐다. 마인즈그라운드는 지난해 국제회의, 컨벤션, 전시회, 글로벌 이벤트 등 230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누적 매출 성장률 6700% 이상을 기록하며 오는 2027년까지 1000억 원 매출 목표를 세웠다.특히 MICE 지원 업무에 큰 성과를 달성한 김동훈 경영지원본부장이 상무(경영지원부문)로 승진하며 새로운 경영진에 합류했으며 기획협력본부와 상생협력본부를 신설했다.민환기 마인즈그라운드 대표는 "신사옥은 단순한 업무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과 협업이 시작되는 곳"이라며 "‘연결’을 통해 더 큰 도약을 이뤄낼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미국 주식시장에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 개미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시장이 점점 한국화하고 있다."미국 주식시장에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쏠림, 특정 섹터 주식의 급등락 등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배경에 한국 개인 투자자(서학 개미)가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13일(현지시간) 미국 자산운용사 '아카디안'의 오웬 라몬트 수석 부사장은 '오징어 게임 주식시장(The Squid Game stock market)'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투자 성향이 미국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그는 "미국 주식시장이 한국화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라몬트 부사장은 한국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액이 지난해 기준 1121억 달러(약 163조원)로 미국 증시 전체 시가총액(62조 달러)의 0.2%에 불과하지만, 특정 틈새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특히 양자컴퓨팅 관련 주식이 급등한 사례를 언급하며, 지난해 말 한국 투자자들이 1억 1100만 달러(약 1610억원)를 집중 매수한 '리게티 컴퓨팅'이 한 달 만에 주가가 1400% 폭등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현재 해당 주식은 고점 대비 55% 하락했다.아울러 한국 투자자들이 인공지능(AI) 관련 주식, 소형모듈식 원자로(SMR) 관련 기업, 가상자산 및 레버리지 ETF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고 분석했다.라몬트 부사장은 한국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붕괴 직전에 특정 종목을 집중 매수하는 패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8년 리먼브라더스 붕괴 직전, 2018년 '볼마게돈(Volmag
디카페인(카페인 함량을 2mg 이하로 줄인 커피) 커피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하루에도 커피를 3~4잔씩 마시는 직장인들이 많다보니 카페인 과다섭취에 대한 건강 우려도 그만큼 늘었다. 오전에는 카페인 커피를 마시고 오후에는 디카페인 커피를 마시는 게 '직장인 루틴'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14일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지난 2월 디카페인 커피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40% 증가했다. 오후 5시 이후에도 디카페인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많다. 이 시간대 판매 비중이 전체 디카페인 커피 매출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후 늦은 시간대에는 커피를 잘 마시지 않지만 디카페인은 '저녁 커피'로 직장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다.이디야커피는 2023년 1월 디카페인 에스프레소를 처음 선보였고, 출시 이후 1년간 매월 평균 10%씩 매출이 늘었다. 카페인을 90% 이상 제거해 카페인에 민감한 체질이나 임신·수유 중인 고객들도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커피 1위 브랜드인 스타벅스도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이 증가세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지난해 디카페인 음료 판매량은 전년 대비 55% 늘어난 3270만잔이었다. 2019년 1180만잔에서 5년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전체 아메리카노 판매 비중 가운데 10%가 디카페인이었다. 고윤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