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만에 걸어본 서울역고가…박원순 "만리·중림동에 큰 변화"

첫 보행 개방…시민 1만명 몰려

< 공원처럼…서울역고가 보행 체험 > 서울역 고가도로를 개방한 12일 오후 고가도로에 수많은 시민들이 나와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2016년 녹지공원으로 바뀌는 서울역고가도로가 12일 시민들에게 44년 만에 처음으로 개방됐다.

서울시는 이날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역고가의 차량 통행을 막고, 시민들이 자유롭게 고가도로를 거닐 수 있는 행사를 열었다. 이곳은 1970년 준공 행사 때 박정희 전 대통령 내외가 테이프 커팅을 위해 걸어 올라갔을 때를 제외하고는 한 번도 보행 공간으로 개방된 사례가 없다.

서울역고가는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내년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고가도로를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만들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의지에 따라 계획이 변경됐다. 서울시는 폐철로를 도시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킨 뉴욕의 하이라인파크를 벤치마킹해 내년부터 2016년 말까지 서울역고가를 녹지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공원 조성 사업을 앞두고 시민들이 직접 거닐며 체험하는 행사를 열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이날 행사는 남대문시장 입구 지하철 회현역 5·6번 출입구 앞 건널목부터 만리동 램프 끝까지 약 1㎞ 구간에서 열렸다. 폭 10.3ｍ의 고가도로엔 1만여명(서울시 추산)의 시민이 몰렸다. 건물 5층 높이와 비슷한 17ｍ 높이의 고가도로에서 시민들은 서울 중심부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했다. 행사장에서는 ‘서울역 고가, 첫만남:꽃길 거닐다’를 주제로 다양한 부대 행사가 열렸다. 고가도로 한쪽은 국화 등 각종 꽃으로 단장했고 포토존 낙서존 등의 체험공간도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 시장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만리동과 중림동 지역이 큰 혜택을 볼 것”이라며 “코레일 부지 등도 개발을 앞두고 있어 이곳에 어마어마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남대문시장 상인 등 300여명이 이날 고가도로 인근에서 공원화에 반대하는 집회를 연 데 대해 “전문가들의 예측을 보더라도 공원 조성으로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으니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