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임용된 경력검사의 절반은 10대 대형 로펌 출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력검사를 뽑은 첫 3년 동안에 비해 비중이 5배 가까이 늘었다. 출신 학교(학부)별로는 한양대가 올해 연세대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법무부가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국회 부의장·울산 중구)에게 제출한 자료를 한국경제신문이 12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2012~2014년)간 임용된 경력검사 21명 가운데 10명(47.6%)은 10대 대형 로펌 출신이었다. 경력검사를 뽑은 첫 3년간(2006~2008년)은 전체 선발인원 76명 중 8명(10.5%)만 10대 로펌 출신이었으나 이후 3년간(2009~2011년)은 67명 중 11명(16.4%)으로 늘었다. 뽑은 첫해부터 지금까지 10대 로펌 출신 비율이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경력검사 절반이 10대 로펌 출신…한양대 3위 '약진'
로펌별로는 법무법인 화우가 7명으로 가장 많았고 바른과 태평양이 각각 4명이었다. 이어 광장 김앤장 지평 각각 3명, 세종 율촌 각각 2명, 대륙아주 1명이었다.

반면 다른 직업 출신은 정체 상태거나 줄어드는 추세다. 기업 출신은 첫 3년에는 6명(7.9%)이었으나 최근 3년 동안에는 1명(4.8%)만 뽑혔다. 저소득층 등에게 법률 지원을 하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출신도 첫 3년 18명(23.7%)에서 최근 3년간 1명(4.8%)이 됐다. 법원과 국회 출신은 첫 3년 동안 각각 1명(1.3%)이 뽑혔으나 이후에는 한 명도 없었다.

대형 로펌에 있던 변호사가 경력검사로 들어왔다가 다시 원래 있던 로펌으로 돌아간 사례도 있다. 모 로펌에서 일했던 최모 변호사는 2009년 경력검사에 임용됐다가 2년 만인 2011년 다시 그 로펌으로 돌아갔다. 정 의원은 “대형 로펌이 검찰 로비에 활용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우려가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출신 학교별로는 한양대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한양대 출신 경력검사는 지난해까지 누적 13명(8.8%)으로 연세대 14명(9.5%)보다 적어 4위였다. 그러나 올해까지 포함하면 한양대가 15명(9.1%)으로 추가 합격자가 없는 연세대를 앞질러 3위에 올랐다. 서울대 출신은 올해까지 46명(28%)이 경력검사에 임용돼 가장 많았고 고려대가 43명(26.2%)으로 뒤를 바짝 쫓았다. 성균관대는 8명(4.9%)으로 5위에 머물렀다.

상위 5개 대학 출신은 첫 3년 59명(77.6%)이었으나 최근 3년은 17명(81%)으로 비율이 다소 높아졌다. 반면 비수도권 지방대 출신(KAIST 제외)은 같은 기간 8명(10.5%), 7명(10.4%), 1명(4.8%)으로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성비 불균형은 심각했다. 임용된 경력검사 전체 인원 164명 가운데 144명(87.8%)이 남자였고 여자는 20명(12.2%)에 불과했다. 차미경 한국여성변호사회 사무총장은 “신규임용 검사에서는 최근 여성 비율이 많이 늘어났지만 경력 검사에서 이 정도로 편중이 심하면 남성 위주의 조직 문화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