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최근 다른 대륙으로 퍼지면서 세계 각국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은 11일(현지시각) 뉴욕 존 F. 케네디(JFK) 국제공항에서 기니·시에라리온·라이베리아 등 에볼라 사태가 심각한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입국하는 승객들에 대한 입국 검사를 시작했다. 검사는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의 체온을 잰 뒤 건강 상태와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됐는지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미국 보건기관이 자국에 입국하는 승객을 대상으로 이 같은 입국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미국은 JFK 공항에 이어 워싱턴DC 덜레스 공항, 시카고 오헤어 공항,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공항, 뉴어크 리버티 공항 등도 입국 검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들 5개 공항은 미국으로 입국하는 서아프리카 3개국 승객의 94%가 이용하는 공항이다.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는 승객은 하루 평균 150명 수준이다.

영국 역시 다음 주부터 히스로 공항, 개트윅 공항, 유로스타 터미널에서 승객을 검사할 계획이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영국은 검사를 통해 승객에게 최근 방문지와 접촉한 사람, 향후 여행 일정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영국은 이날 에볼라 발병 때 정부와 의료진의 대응태세 점검을 위한 모의 훈련도 진행했다.

페루와 우루과이도 공항 입국 검사를 하기로 했으며 멕시코와 니카라과는 미국으로 가는 사람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캐나다는 서아프리카 3개국에 있는 자국민에게 출국을 권고했으며 국경 지방에서 검사를 강화했다.

UN의 에볼라 담당자는 "에볼라 발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면서도 "병에 대한 서아프리카 주민들의 이해도가 초기보다 높아져 에볼라 확산을 향후 3개월 안에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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