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파키스탄의 10대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7)와 인도의 어린이 인권 운동가 카일라시 사티아르티(60)가 공동 선정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0일 “두 사람이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억압에 반대하고 모든 어린이의 교육권을 위한 투쟁을 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어린이들이 경제적으로 착취를 당해선 안 된다”며 “전 세계적으로 1억6800만명의 어린이들이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역대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영광을 안게 된 말랄라는 ‘탈레반 피격소녀’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파키스탄 북서부 시골 지역의 평범한 소녀였던 말랄라는 2012년 10월 파키스탄 탈레반의 총격에 머리를 관통당했다. 여학생의 등교를 금지하고 여학교를 불태우는 파키스탄 탈레반의 만행을 고발한 데 따른 보복이었다.

말랄라는 영국에서 수술을 받아 살아났고, 이 사건으로 파키스탄의 여성 교육권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나이지리아를 방문해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 보코하람에 납치된 200여명의 나이지리아 여학생의 무사 귀환을 호소하기도 했다. 노벨위원회는 “어린 나이에도 수년간 소녀들의 교육권을 위해 싸워 온 말랄라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자신들의 상황을 개선하는 데 나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사티아르티는 인도 민족해방운동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의 정신을 이어받아 비폭력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사티아르티는 1998년 글로벌 운동 조직을 꾸려 140여개국 교사와 시민단체들과 함께 어린이 노동을 근절하는 데 힘쓰고 있다. 사티아르티는 지금까지 8만명의 어린이를 노예 상태의 노동에서 해방시키고 그들의 교육과 사회 복귀를 도왔다.

노벨위원회는 사티아르티에 대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어린이를 착취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춰 여러 형태로 평화적 시위를 이끌면서 위대한 용기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사티아르티가 어린이 권리에 대한 국제 협약을 발전시키는 데도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