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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개신교 산 역사' 103세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 소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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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닳아질지언정 녹슬지 않겠다" 열정 넘친 '영원한 현역'

    국민당·日점령기·공산당 치하 중국서 21년간 선교…57년 귀국
    양적 성장 경계 "신앙이 커져야"
    '한국 개신교 산 역사' 103세 방지일 영등포교회 원로목사 소천
    한국 개신교의 최고령 목회자이자 ‘살아있는 역사’ ‘영원한 현역’으로 불려 온 방지일 서울 영등포교회 원로목사가 10일 0시20분 소천했다. 향년 103세.

    방 목사는 지난 9일 오후 의식을 잃고 쓰러져 고려대 안암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회복하지 못했다. 그는 이달 초 북한선교 기도회에 참석해 축사하는 등 고령에도 활동을 계속해 왔다. 작년에는 한국 개신교계 부활절 연합예배에 설교자로 나서기도 했다.

    방 목사는 1911년 평안북도 선천에서 방효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평양숭실대와 평양장로회신학교에서 공부했다. 1937년 신학교 졸업과 함께 목사 안수를 받은 그는 곧바로 중국 산둥성으로 건너가 1957년까지 21년간 선교사로 활동했다. 방 목사는 생전에 “국민당 집권기, 일본 점령기, 미국 치하, 다시 국민당 정권, 공산 정권 등 다섯 정권 아래에서 선교했다. 같이 선교하자는 일본 사람들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반일·항일로 몰려 모진 고초를 겪었다”고 말했다.

    1957년에는 중국 당국이 그를 북한으로 추방하려 했으나 서방 언론의 도움으로 한국으로 귀국, 영등포교회에서 1979년까지 담임목사를 맡았다.

    방 목사는 “닳아질지언정 녹슬지 않겠다”를 평생의 신조로 삼았다. 100세를 전후해서도 주일이면 설교하고 평일에는 각종 행사와 성경공부 모임, 강연, 결혼식 등에 수시로 초빙됐다. 지인들과 이메일로 소식을 주고받을 만큼 시대 흐름에도 뒤처지지 않았다.

    원로로서 한국 교회에 대한 애정 어린 가르침과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방 목사는 만 100세였던 2011년 한국경제신문과의 월요인터뷰에서 “사람이 많다고 교회가 커지는 게 아니다. 신앙이 커져야 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하나님이 계셔야 한다”며 양적 성장에 대한 자만을 경계했다. 또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죄인데 음란한 짓, 도적질, 사기 등의 죄를 찾아내는 건 쌀 바구니에서 사과 알 고르듯 쉽다. 기도는 마음속으로 짓고도 스스로 알지 못하는 죄를 찾아내는 현미경”이라며 기도와 성찰의 삶을 강조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3호실. 02-2227-7500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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