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과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과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이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차기 회장 선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력한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으로 거론되는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과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은 차기 회장을 위한 선거 출마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1월로 예정된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가장 적극적으로 밝힌 인물은 황 전 사장이다.

그는 지난 7일 [한경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내년 금투협회장 출마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기회가 닿으면 우리 자본시장 발전에 힘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5년간 금융투자업계에서 경력을 쌓아 왔다"며 "마지막까지 우리 업계에서 경력을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황 전 사장은 다만 일각에서 이미 선거 캠프를 차렸다는 소문에 대해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지난 6월 우리투자증권 고문 일을 마치고 서여의도에 작은 사무실을 얻은 것이 와전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 전 사장은 금융투자협회장 선거 출마를 포함한 향후 활동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은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김 전 사장의 한 측근은 "김 전 사장은 지난 7월 KDB대우증권 사장직을 사임한 후 쉬고 있다"며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지 고민하고 있고, 검토하고 있는 것들 중 하나가 금융투자협회장 차기 선거 출마"라고 말했다.

그는 "차기 회장 선거 참가를 검토하고 있지만 비중 있게 보고 있진 않은 상태"라며 "추후 마음을 결정한 후 선거 출마 여부를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 전 사장과 김 전 사장은 모두 박 회장과 업계에서 인연을 맺은 바 있다.

황 전 사장은 지난 35년간 금융투자업계에 몸담은 이른바 '금융통'이다. 그는 1979년 씨티은행에 입사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다이너스클럽카드, 제일투자증권, PCA투자신탁운용 등을 거쳤다.

이후 2009년 박 회장의 뒤를 이어 우리투자증권 대표 자리를 맡았다. 당시 박 회장은 사내 방송을 통해 "자본시장 전반에 대해 뛰어난 식견을 갖춘 황 신임 대표가 잘 이끌어 줄 것으로 믿는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전 사장은 1990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헝가리 대우증권 사장, 런던 사장, 국제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대우증권맨'이다. 박 회장이 헝가리 대우은행장으로 지낼 당시 함께 한 경력도 있다.

박 회장은 임기를 4개월 앞두고 돌연 차기 금투협 회장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오전 금융투자협회에서 일정에 없던 긴급 간담회을 열고 "이번 임기까지만 회장직을 수행하고 명예롭게 물러나고 싶다"며 "차기 회장 선거가 임박해 불출마 의사를 밝히는 것은 입후보할 사람들에게 미안한 일이라 생각해 일찌감치 의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몇 명의 후배가 차기 회장직에 출마할 뜻을 밝혀왔다"며 "젊고 활동성 있는 시장 출신 후배가 이어받아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일해주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황 전 사장, 김 전 사장 이외에 차기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조강래 전 IBK투자증권 대표, 유정준 전 한양증권 대표,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