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모바일 금융 전략이 드러났다. 페이스북 메신저에 송금 기능을 적용해 모바일 금융 전쟁의 선봉에 세운다는 계획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5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자사 메신저를 이용한 송금 서비스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내용은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학생인 앤드루 오드가 iOS용 페이스북 메신저의 소스코드를 분석하다 숨겨진 송금 기능을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송금은 페이스북 메신저의 사진 전송 기능과 비슷하게 이뤄진다. 서비스 비용을 낮추기 위해 아직 체크카드만 사용할 수 있게 돼 있으며 은행 계좌와의 연결은 필요 없다. 현재는 무료 서비스로 설계돼 있으나 앞으로 송금 수수료를 물릴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페이스북이 왜 데이비드 마커스 전 페이팔 사장을 페이스북 메신저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했는지가 명확해졌다. 페이팔의 전자결제 노하우를 페이스북 메신저에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복안이다. 페이스북 메신저가 송금 서비스를 시작할 경우 페이팔 스퀘어 벤모 등 모바일 결제 강자들과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은 ‘페이스북 친구’ 네트워크를 이미 가지고 있어 송금받을 사람의 계정을 따로 추가할 필요가 없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이용한 송금 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다.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한 송금 서비스는 페이스북 메신저가 처음이 아니다. 중국 텐센트의 위챗이 지난 2월 춘제 연휴에 맞춰 송금 기능을 추가했다. 붉은 봉투에 세뱃돈을 주는 중국 전통을 메신저에 담았다. 최근에는 중국 학생들 사이에서 밥값 더치페이의 수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국에서도 다음카카오가 모바일 송금 서비스인 ‘뱅크월렛 카카오’를 준비 중이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