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재계 순위 20위권의 대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인 사업가가 500억원대의 역외 탈세 혐의로 고발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김범기 부장검사)는 국세청의 고발에 따라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 승은호 회장(72)과 두 아들의 역외 탈세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 목재, 종이 사업을 주로 하는 코린도그룹은 1969년 설립돼 현재 매출 1조원대 기업으로 성장, 인도네시아 재계 순위 20위권으로 평가된다.

국세청은 승 회장 부자가 조세회피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회사 주식을 거래할 때 발생한 양도소득세와 차명 금융자산의 이자소득세 등 500억원대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혐의를 잡고 지난 4월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승 회장 측은 국세청의 과세와 고발에 대해 국내 거주자가 아니기 때문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세청과 검찰은 과세 기간 2년 가운데 국내에 1년 이상 머물면 ‘국내 거주자’로 분류하는 세법을 들어 승 회장 부자를 국내 거주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역외 탈세 관련 법원의 확정 판결이 없어 법률검토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