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시된 신생펀드 80%가 설정 이후 플러스 수익률을 내며 선전하고 있다. 국내펀드 중에는 저조한 박스권 증시와 지속되는 펀드 환매 행렬에도 일부 새내기 롱쇼트, 가치주, 공모주펀드가 수익을 내며 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해외펀드 중에는 중국본토펀드와 미국셰일가스MLP(마스터합작회사)펀드가 10% 넘는 고수익을 올려 자금 몰이를 주도했다.

배당·통일·셰일가스…새내기펀드 잘나가
30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신생펀드는 총 183개(소득공제장기펀드, ETF, MMF 제외)로 나타났다. 아직 성과 검증이 제대로 안 된 상황이지만 출시되자마자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은 펀드가 8개에 이른다.

특히 배당주·가치주 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지난 7월 설정된 ‘삼성밸류플러스1’에는 740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자산가치주와 인수합병(M&A)과 관련된 가치주를 담는 전략으로 설정 이후 수익률 6.89%(29일·A클래스 기준)를 기록 중이다. 이를 반영하듯 올해 신규 설정된 국내 주식형펀드 30개 중 17개가 배당주펀드와 가치주펀드였다.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미국MLP펀드와 중국 펀드들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한국투자미국MLP’(1351억원)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H)’(683억원)로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미국의 셰일가스 인프라 관련 MLP 주식들을 담아 수익을 내는 ‘한국투자미국MLP’ ‘한화에너지인프라MLP’는 설정 이후 16~18%의 수익률로 신생펀드 중에서 성과가 가장 좋다.

올해 신규펀드는 배당, 통일, 기업지배구조, 공모주 등의 테마펀드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건설, 소비재 등 통일 수혜주에 장기투자하는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는 지난 3월 출시된 이후 484억원이 몰렸다. 누적수익률도 8.34%를 기록 중이다. 주요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가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가치 확대가 예상되는 종목과 지주회사 중 배당 확대 기대가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신한BNPP기업지배구조’도 단숨에 356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신생펀드는 설정 당시 시황에 맞는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단기 수익률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오온수 현대증권 글로벌자산전략팀장은 “테마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주투자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부가적인 수익을 노린다는 전략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