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배후설 불구 "해킹 수법이 국가형 아니다"…금융사기는 아직 급증 안해

이달 JP모건체이스 등 미국 유수은행 최소 5곳의 전산망이 뚫려 고객 계좌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가 유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현지언론들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 온라인판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이번 해킹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슈아 캠벨 FBI 특수 감독요원은 "비밀검찰국(Secret Service)과 함께 보도된 몇몇 은행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누구 소행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사건을 처음 보도한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한 서방제재에 반발해 러시아 해커들이 저지른 짓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 관리는 누가 공격 주체인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일부 분석가들도 통상 국가에 의한 보복 형태는 네트워크 파괴나 교란인데 비해 이번 경우는 데이터 절취라는 점에서 러시아 배후설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분위기다.

사이버 보안회사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드미트리 앨퍼로비치는 "러시아 정보기관들이 금융기관을 타깃으로 삼는 경우는 첩보 목적 때문으로 특히 러시아의 주 수입원인 석유 및 가스 거래 데스크의 자료에 관심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도 해킹 수법이 일련의 정교한 조율을 거친 것이지만 빠져나간 자료가 당좌 및 예금 계좌 정보라고 전했다.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은 보통 국가 차원의 해킹이라면 과거 이란의 경우처럼 시스템 중단에 초점을 맞추는데 이번 경우는 은행 서비스 혼란이 아니라 금융 정보 혹은 첩보 수집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융계 소식통들은 해킹이 이달 중순에 이뤄졌으나 아직 금융사기가 더 빈발하다는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패트리샤 웩슬러 JP 모건 대변인은 "우리 정도 크기의 회사라면 불행하게도 거의 매일 사이버공격을 받는다"면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방화벽이 겹겹이 돼 있고 끊임없이 금융사기 발생 수준을 모니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