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거래대금 6조원대 회복…금융 규제완화·추가 금리인하 '관건'
코스피지수가 전 고점인 2060선을 돌파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하루거래대금은 지난달 말 8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주식시장이 꿈틀대면서 증권주도 2년 이상 이어진 박스권 주가 흐름을 탈피할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 하루평균 거래대금 6조원대로

올 3분기 들어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증권사들의 주식중개(브로커리지) 부문 수익성 개선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2분기에 5조8000억원을 기록했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7월 6조원으로 뛰었다. 8월 들어선 25일까지 6조3000억원을 나타냈다. 수년간 증권사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손익분기점(BEP) 수준은 낮아지고 있다. 하루평균 거래대금 대비 손익분기점은 과거 7조~7조5000억원에서 현재 6조원 내외로 하락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하루 거래대금 6조원만 넘으면 리테일 적자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상당 수 증권사들이 지난달 리테일 부문에서 흑자를 올렸다.

이에 힘입어 지난달 증권업 지수는 21% 상승하며 코스피 수익률(3.7%)을 17.3%포인트 웃도는 단기 급등세를 보였다. 증권업지수는 거래대금이 6조원대로 급락했던 2012년 4월 이후 2년 넘게 박스권에 갇혀 있었는데, 최근 주가 급등으로 현재 박스권 상단에 도달한 상황이다.

사실 최근 증권주의 주가 상승은 핵심 영업 부문의 실적 개선에 기인했다기보다는 투자 심리 완화에 따른 ‘모멘텀’ 성격이 크다. 최악의 상황을 벗어난 업황과 비용 감축, 우호적인 금리 환경 등으로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기대가 있는 것이다.

다만 추세적인 실적 개선으로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추세적인 업황 개선이 아니라면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여력은 10% 내외로 판단된다. 여기에 정부의 금융 규제 완화정책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내수 부양의지 등을 감안하면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다. 4분기부터는 증시 상승 기조에 힘입어 증권주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 추가 금리 인하, 채권운용 손익 변수

증권업황의 향후 개선 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주요한 변수 중 하나는 금리 움직임이다. 추가적인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금리 변동이 증권사 채권 운용 손익을 결정짓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한 차례 인하한 데 이어 0.5%포인트 추가 인하 또는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하지 않을까 하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금통위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결정된 것은 이미 시장참여자들이 기정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 영향은 크지 않았다. 만약 지금 시장 기대대로 연내 추가 기준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증권사들의 채권 운용에 우호적인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사들의 채권 운용에는 금통위의 기준 금리보다 시장 금리가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준 금리 인하가 한 차례로 그친다면 오히려 시장 금리는 향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7월 하순부터 금리 반등이 나타나고 있어 하반기 금리 움직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증권사들의 상반기 실적이 시장 기대보다 양호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금리 하락세’였던 만큼, 하반기 실적에도 금리가 결정적인 요인이 될 전망이다.

○ 규제 완화 수혜

증권업계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증권업계 국내지점 수는 1343개, 임직원 수 3만7723명으로 4년째 감소추세다. 3분기에도 현대증권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올해 말엔 지점 수 1300개, 임직원 수 3만6000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증권업계의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금융당국은 금융 규제 완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증권업종 투자 심리 개선에 역할을 하고 있다. 먼저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발표한 금융규제 개혁 방안에서 펀드슈퍼마켓 및 독립투자자문업자(IFA)의 판매·자문 범위가 펀드 외 모든 금융상품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담았다. 계열사 간 은행, 증권의 복합 점포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운영 효율성과 시너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회사의 신용공여 기능이 강화된 것은 대형사들의 자본활용이 확대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특히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증시 가격제한폭을 현행 ±15%에서 향후 ±30%로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가격제한폭 확대가 거래대금 증대에 기여하는 효과를 계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수혜주로 증권주를 꼽을 수 있다. 가격제한폭 확대방안은 대형주 변동성에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되며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거래하는 중소형주 변동성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손미지 <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 mjson@shinh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