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디폴트(채무불이행)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채권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7일 보도했다.

올 들어 지정학적 불안정,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시장 대표국의 경기침체, 아르헨티나 디폴트 등 3대 악재에도 신흥국 채권의 인기는 여전하다. 무엇보다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JP모간 신흥국 채권지수에 따르면 올 들어 투자자들은 모두 9.4%의 수익(이자수익와 평가차익 포함)을 챙겼다. 미 국채지수 수익률(3.27%)을 크게 웃돈다. 지수에 편입된 채권은 평균적으로 연간 액면금액의 5.1%에 해당하는 이자를 지급한다.

지금은 아르헨티나가 첫 번째 디폴트를 선언한 2001년과 다른 모습이다. 시장에선 아르헨티나 문제가 다른 신흥국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1년에는 헤지펀드 등 단기 차익을 노리는 ‘핫머니’가 주로 신흥국 채권에 투자했지만 지금은 연금과 뮤추얼 펀드, 보험, 국부펀드는 물론 중앙은행까지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도 당시와 다르다.

케빈 댈리 애버딘자산운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신흥국 채권은 대형 기관투자가를 포함해 넓은 투자자 풀을 갖고 있다”며 “중장기 투자자인 이들은 아르헨티나 디폴트에도 반사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보다는 미국 국채수익률 움직임이 신흥국 채권시장에 핵심적인 변수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조니 굴든 JP모간 신흥시장 전략가는 “미 금리가 오르고, 다른 주요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하면 신흥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