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300C, 겉은 근육질…달릴 땐 쾌적한 '의리파'
사람 닮은 차와 즐거운 동행
8월 초 가족 나들이와 휴가지에 메르세데스 벤츠의 신작 ‘C 220 블루텍 아방가르드’와 미국 크라이슬러의 ‘300C 프레스티지’를 타고 갔다. 먼 길을 오가면서 차와 대화를 해보니 C220은 배우 김상중을, 300C는 김보성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지적인 벤츠 ‘C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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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은 2007년 나온 4세대 모델보다 더 세련됐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위치한 벤츠의 삼각별 엠블럼이 C클래스의 스포티함을 연출한다. 전면부는 다소 납작하고 뒤태는 날씬하게 빠졌다. 앞쪽에서 뒤쪽으로 흐르는 듯한 측면 라인은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하다. 무게도 알루미늄으로 돼 있어 이전 모델보다 100㎏ 줄었다. 몸관리를 잘 한 40대 중년배우나 대기업 임원의 포스가 느껴진다.
차와의 대화(조작)는 유쾌했다. 드라이빙 모드는 ‘에코’와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등 4개 모드다. 연비를 생각하면 에코 모드다. 브레이크를 밟아 정지 상태가 되면 엔진 가동이 자동 중단된다. 브레이크를 떼면 엔진이 되살아나며 출발한다. 연결은 부드럽다. 뚫린 길에선 스포츠 모드다. 정지상태서 100㎞/L까지 도달하는 데 7.4초가 걸린다. 스포츠+ 모드에서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큰 배기음을 내며 치고 나갔다. 디젤 특유의 경쾌한 가속력이었다. 실용성도 으뜸이었다. ‘C 220 블루텍’ 연비는 17.4㎞/L다. 이전 대비 12% 향상됐다.
◆힘 좋고 의리 있는 크라이슬러 ‘300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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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몰고 8월 초 강릉 경포대 라카이샌즈리조트에 도착할 때까지 뒷자석에 앉은 아이들은 조용하다. 승차감에 민감한 아이들이라 장거리 여행이 걱정됐는데 의외였다. 그만큼 뒷자석 승차감이 좋다는 얘기다.
운전하는 기분도 좋았다. 차분한 실내 디자인이 운전자의 마음을 편하게 한다.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대시보드 중앙에서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보드)를 나무 무늬를 은은하게 살린 원목으로 꾸몄다. 가죽시트도 그에 맞춰 장거리 여행객을 편안하게 감싸주는 분위기다. 정제된 스타일의 감성적인 인테리어로 미국에서 ‘2012년 10 베스트 인테리어’에 선정됐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했다.
운전하는 맛도 난다.100㎞/h까지는 다소 거친 느낌의 가속을 보여주지만 그 이상의 속도에서는 ‘부아앙’ 소리를 내지르며 쭉 뻗어나갔다. 일부 구간에서 180㎞/h까지 가속해 봤는데도 전혀 흐트러짐이 없다. 묵직한 탱크가 노면에 딱 붙어 가볍게 움직이는 듯했다.
단점이라면 노면의 떨림이 스티어링휠로 그대로 전달된다는 점이다. 운전선 보조석, 뒷자석에는 노면의 떨림이 전해지지 않았으나 울퉁불퉁한 길에서는 노면의 굴곡이 핸들로 그대로 전달돼 운전자가 손아귀에 힘을 줘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소비자 가격은 부가세 포함 6340만원.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