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군용 장비를 경찰에 공급하는 것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경찰이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발생한 흑인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장갑차, 자동소총, 섬광 수류탄 등을 동원해 지나친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여론이 들끓자 오바마 대통령이 사실상 군 장비 공급 중단을 명령한 것이다. 미 연방정부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치안 유지를 위해 군이 보유한 각종 장비와 화기를 주정부 경찰에 제공해 왔다.

중무장한 경찰 모습이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면서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비난이 잇따랐다. 클레어 매카스킬 연방 상원의원(민주·미주리주)은 “중무장한 경찰 모습을 지켜본 국민들이 많이 불편해했다”며 “군 장비를 경찰에 제공하는 정책을 끝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상원은 조만간 이와 관련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평화적 시위에 중무장한 경찰력으로 대응한 것이 역효과만 냈다”며 “경찰이 올바른 절차를 거쳐 군용 장비를 획득했는지, 적절한 훈련을 받았는지 등을 점검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