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개 금메달 걸려…중국·일본·중동 3파전

45억 아시아를 대표하는 철각들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의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 트랙과 필드를 달군다.

모든 스포츠의 근간으로 꼽히는 육상은 인천아시안게임의 전체 종목 중 가장 많은 47개의 금메달이 걸린 종목이다.

남자 24개와 여자 23개(50㎞ 경보 제외)의 세부 종목에서 펼쳐지는 전 세계 최고 철각들의 대결은 '더 빨리, 더 멀리, 더 높이'를 표방하는 스포츠의 핵심 기량을 겨룬다.

아시아는 여전히 세계 육상의 변방이다.

지난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국가별 메달 획득 현황을 보면, 중국이 금메달 없이 은메달 1개와 동메달 3개를 따내 22위에 오른 것이 아시아 국가 중 최고의 성적이었다.

이 밖에 카타르가 은메달 1개, 일본이 동메달 1개를 각각 손에 넣은 것이 아시아 국가가 따낸 메달의 전부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그나마 성적을 낸 이들 세 국가의 면면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이어지는 아시아 육상의 판도를 대변한다.

많은 인구에서 선별한 엘리트 선수들을 앞세운 중국과 탄탄한 기초를 자랑하는 일본, 그리고 '오일 달러'로 아프리카 유망주들을 수입한 중동이 늘 아시안게임 트랙과 필드에서 3파전을 벌여 왔다.

지난해 인도 푸네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중국이 금메달 16개를 휩쓸어 종합 우승했고 바레인이 금메달 5개로 2위, 일본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각각 4개씩으로 3∼4위에 올랐다.

바레인 외에도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 등이 아프리카 선수들을 귀화시켜 강한 전력을 뽐내고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종목은 역시 '육상의 꽃'으로 불리는 남자 100m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아시아기록(9초99) 보유자 새뮤얼 프란시스(카타르)를 필두로 중국·일본의 스프린터들이 '아시아 최고의 인간 탄환' 자리를 두고 다툰다.

장페이멍과 쑤빙톈(이상 중국), 기류 요시히데와 야마가타 료타(이상 일본) 등은 '토종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9초대 기록을 작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최근 기록은 주로 10초1∼10초2 정도에 머물고 있어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안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도전장을 내밀 만하다.

실제로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23) 보유자인 김국영(안양시청)은 올 시즌 최고 10초24의 기록을 작성하는 등 페이스가 좋아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제2의 류샹'으로 불리는 남자 110m 허들의 셰원쥔(중국)을 비롯해 올해 남자 높이뛰기 아시아신기록(2m42)을 작성한 무타즈 에사 바심(카타르), 여자 해머던지기 아시아기록(77m68) 보유자인 왕정(중국) 등도 눈여겨볼 만한 스타다.

한국 육상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전력이 약하다던 애초 평가를 뒤엎고 역대 원정 대회 최다인 금메달 4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따냈다.

그러나 이후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2 런던올림픽 등에서 거듭 기대를 밑도는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부터 내부 경쟁을 유도하는 새로운 전략으로 재도약에 나선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5개, 동메달 10개를 목표로 내걸었다.

금메달에 대한 기대는 다소 낮지만 전체 메달 숫자로 보면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금 7·은 5·동 13)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천명한 셈이다.

김국영이 이끄는 남자 400m 계주와 남자 세단뛰기·멀리뛰기의 김덕현(광주시청),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진민섭(인천시청) 등이 최대 기대주로 꼽힌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