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오바마 외교정책 비난 "이슬람 무장세력 득세 놔둔건 결정적 패착"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10일(현지시간) 발간된 시사잡지 ‘애틀란틱’과의 인터뷰에서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이 발호하도록 만든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외교정책의 실패”라고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특히 시리아 내전사태를 거론하며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급진 무장세력에 길을 열어준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내전 초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향해 저항했던 신뢰할 수 있는 반군세력을 무장화하는 데 실패했고 그에 따라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가 힘의 공백을 채우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워싱턴 정가는 클린턴 전 장관이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선 것을 대권 행보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 재임 중 지지율(40%)로는 사상 최악인 오바마 대통령과 확실한 선 긋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위대한 국가는 원칙을 수립하는 게 필요하다”며 “멍청한 짓은 하지 마라(Don’t Do Stupid Stuff)는 (오바마의) 말은 원칙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DDSS’는 오바마 대통령이 사석에서 자신의 외교노선을 요약할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무모한 군사행동을 자제하며 국제분쟁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신고립주의’ 정책이 담겨 있다.

한편 미군이 사흘째 공습에 나서면서 이라크 반군 세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쿠르드자치정부는 이날 반군에 빼앗겼던 도시 두 곳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전 종식의 관건인 이라크 ‘통합정부’ 구성은 난항을 겪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자신을 총리로 다시 지명(3연임)하지 않고 있는 푸아드 마숨(쿠르드계) 신임 대통령을 헌법 위반으로 소송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부는 3선 연임을 강행하려는 알 말리키 총리에 제동을 걸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알말리키 총리의 연설 직후 마숨 대통령에 대한 전적인 지지를 표명하면서 “이라크의 새 지도자를 뽑는 과정을 강제하거나 조작하려는 어떤 시도도 거부한다”고 경고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