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신제품 다운재킷 '가격 다운' 나선 아웃도어 속사정은…
[ 오정민 기자 ]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한여름에 신제품 다운 재킷 할인 판매 전쟁에 들어갔다.
겨울시장 선점과 경향 조기 파악을 위해 성수기에 앞서 신제품 다운재킷을 판매하는 '선판매'에 나섰다.

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불경기와 시장포화 속에 위기감을 느낀 일부 업체들이 예년보다 빨리 '선공'을 시작했다.

LF(옛 LG패션)가 운영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가 포문을 열었다. 라푸마는 지난달 18일부터 하반기 주력 상품인 다운 재킷 '헬리오스'와 '알프레드'를 20~30% 할인 판매 중이다. 추가 구매 고객에게 10% 추가 할인을 적용하며 공세에 나섰다.

라푸마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3주 가량 빠르게 선판매를 시작했다" 며 "조기 출시된 다운재킷은 시즌 전체 기획 물량의 20%에 해당하는 분량을 풀었다"고 말했다.

노스페이스와 업계 매출 1위를 다투고 있는 블랙야크도 이번 주말부터 정상제품 할인 행사에 돌입한다. 가을·겨울 신제품을 포함한 정상제품을 다음달 14일까지 20% 할인 판매한다.

블랙야크 측은 "주력제품인 아이스버그 재킷, 로그다운 재킷 등을 포함해 전략 다운재킷 4종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도 이번주를 기점으로 다음달 14일까지 주력 다운재킷 선판매에 들어갔다.

코오롱스포츠는 주력 다운 제품인 '헤스티아'와 헤비다운 '안타티카'를 20% 할인 판매하는 선판매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K2도 신상품 다운자켓 구매시 구매 금액별로 20% 상당의 즉시 할인혜택을 적용한다. 50만 원 이상 제품 구매 시 10만 원, 30만 원 이상 제품은 6만 원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네파도 주력 다운재킷 5종 선판매에 나섰다. 해외 브랜드 컬럼비아도 다운 재킷 신제품을 할인 판매하는 '겨울 준비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제일모직이 운영하는 빈폴아웃도어는 지난 2년간 완판에 성공한 도브 및 스키도 다운점퍼 선판매를 진행한다. 이벤트 기간 동안 도브 오리지널은 5만 원(정가 27만8000원), 스키도 다운은 10만 원(정가 53만8000원)씩의 현장 할인을 받을 수 있다.

LS네트웍스의 아웃도어 브랜드 몽벨과 잭울프스킨 역시 선판매전에 동참했다. 이들 브랜드는 이달 말까지 각 브랜드에서 10만 원 이상 구매한 멤버십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올 가을·겨울 신상품 10%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일부 아웃도어 업체들이 선판매 시기를 앞당기며 공격적으로 판촉에 나선 것은 업계가 보릿고개에 접어들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난해 겨울이 예년보다 따뜻해 업체별로 대규모 재고가 쌓였다. 올 상반기에도 불황 속 세월호 참사 여파로 판매가 예전같지 않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봄부터 백화점 등 유통채널을 통해 재고 물량 소진을 위한 할인행사가 꾸준히 진행되기도 했다.

아웃도어 업체들은 다른 의류업계보다 여전히 선전하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하지만 올 겨울 시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장마 시즌과 경기 불황 속에도 선판매가 양호한 성과를 거뒀지만 올해는 요행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는 "선판매 초기 반응이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 이라며 "일부 상위 업체를 제외한 다수의 브랜드들이 상반기 매출 감소를 겪으며 선판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 관계자는 "지난 2~3년간 다운 재킷 판매분을 감안하면 올 겨울 다운재킷 판매가 예전과 같이 호황을 누리기가 어려워 보인다" 며 "올해 기획 물량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고, 보다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여 차별화를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브랜드는 관망세를 지키고 있다. 전통의 강자인 노스페이스는 현재까지 선판매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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