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8일 보고된 28사단 수사보고서에 가혹행위 내용 포함
보고 부실·은폐 논란 확산…軍 "김관진 당시 장관 세부내용 보고 못받아"


국방부 조사본부가 4월 8일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김관진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윤모 일병 폭행 사망사건을 보고하던 날 '엽기 가혹행위'의 상당 내용이 담긴 육군 28사단 보고서가 국방부조사본부에도 보고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15쪽 분량의 최초 28사단 수사보고서가 4월 8일 오후 3시30분께 국방부 조사본부로 온라인으로 보고됐다"며 "이 보고서에는 선임병들이 윤 일병에게 치약을 먹이고 가래침을 핥게 하는가 하면 수액주사(링거)를 놓고 폭행을 했다는 내용 등도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 조사본부는 같은 날 오전 7시10분께 김 실장에게 전날 숨진 윤 일병 사건의 개요를 '육군 일병, 선임병 폭행에 의한 기도폐쇄로 사망'이라는 제목의 1장짜리 문서로 보고했다.

이 보고서에는 윤 일병의 부대 전입 후 '선임병들의 지속적인 폭행 및 가혹행위'가 있었다는 내용이 적시돼 있었으나 엽기 가혹행위의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그동안 이런 엽기 가혹행위 발생은 사건 초기에는 몰랐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윤 일병이 숨진 다음날 엽기 가혹행위의 상당수 내용이 포함된 수사보고서가 국방부에 보고된 것이 밝혀짐에 따라 군내 보고체계 부실, 은폐 의혹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28사단 헌병대는 윤 일병이 사망한 4월 7일 가해 선임병 진술조사를 통해 상당수 엽기 가혹행위를 확인했고 이후 피의자 및 참고인 조사를 통해 윤 일병에게 한 달 이상 가해진 폭행 및 가혹행위의 전모를 파악해 4월 15일 수사결과 보고서를 군 검찰에 제출했다.

한편 국방부는 당시 김 장관이 상세한 수사결과를 보고받지 못해 사건의 세부내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김 실장은 4월 8일 사건개요를 보고받은 이후 사건의 세부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며 "윤 일병 사건 발생 이후 보고체계의 문제에 대해서는 국방부 감사관실의 감사를 통해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지난 5일부터 28사단, 6군단, 3군사령부, 육군본부, 국방부, 합동참모본부 등 관련되는 부대와 기관을 상대로 사건 보고과정의 문제를 정밀 감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hoj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