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무성은 올 상반기 경상수지가 5075억엔(약 5조157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일본이 상반기에 경상수지 적자를 낸 것은 1985년 이후 29년 만에 처음이다. 화력발전 등의 연료 수입이 늘어난 데다 기업 수출은 상대적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제조업체의 해외 생산이 확대된 영향도 있다. 작년 상반기 경상수지는 3조3131억엔 흑자였다.

상반기 수입액은 41조8752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 늘었다. 원자력발전소 가동 중단에 따라 화력발전에 사용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이 많아져서다. 전자부품 수입 규모도 커졌다. 상대적으로 수출은 부진했다. 상반기 수출액은 35조7627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만 연간으로는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미즈호종합연구소는 “상반기 수출이 부진한 것은 유럽과 미국, 중국의 경기 둔화가 주요 원인”이라며 “하반기 엔화 약세로 인해 수출이 늘어나면 연간 기준으로는 흑자가 유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일본은행(BOJ)은 금융정책 결정회의에서 본원 통화를 연간 60조~70조엔가량 늘린다는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BOJ는 수출에 대해서는 “약간 부진했다”고 언급했다. “최근 다소 안정됐다”고 판단한 기존 평가보다 부정적으로 바뀌어 연내 추가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