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한식 레스토랑 '오늘', 인테리어는 북유럽…놋그릇엔 한국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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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xury&Taste



이어 주메뉴인 통갈빗살 떡갈비가 나왔다. 횡성한우의 통갈빗살을 다진 후 참숯에 구운 것이다. 센 불이 아닌 은근한 숯불에 구워 육즙이 많고 육질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식사로는 요즘 제철인 문어를 활용한 돌문어 된장 비빔밥을 내왔다. 동해에서 잡은 돌문어를 썰어 된장소스에 비벼 먹는 요리다.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나물 장아찌를 곁들여 먹으면 더 좋다.
밥과 반찬, 국을 모두 놋그릇에 담았다. 숟가락과 젓가락도 놋수저였다. 박 셰프는 “한식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식기부터 전통에 맞게 고증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놋그릇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인력을 따로 뽑아 쓰고 있다”고 했다. 후식은 쑥떡와플이 나왔다. 초록색의 와플과 아이스크림이 함께 나왔다. 밀가루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쑥과 쌀을 배합해 만들어 푸석하지 않고 쫄깃한 느낌이 났다.
점심 코스는 대청마루(4만5000원)와 사랑방세트(5만8000원), 저녁 코스는 오늘의 만찬(12만원)과 달빛의 만찬(15만원)이 있다. 저녁때는 모둠 바비큐 등 점심때 없는 메뉴도 제공된다. 계절마다 두 번, 1년에 8번 메뉴를 바꾼다.
이곳은 단골 고객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고객별로 좋아하는 음식을 적어두거나 먹지 못하는 재료는 사용하지 않는 식이다. 비즈니스미팅을 하는 기업인과 주변 고급 빌라촌에 사는 사람들이 주로 이곳을 찾는다. 입소문을 듣고 연예인들도 들른다고 레스토랑 측은 전했다. 최근 정통 한식을 먹고 싶어하는 외국인 고객도 늘었다. 30명 이상 행사를 예약하면 3층 홀의 유리문을 모두 열어주기도 한다.
박정석 총괄셰프 "한달 두 번 식재료 여행…팔도 밥상 재현해낼 것"

그가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나물 장아찌를 담글 수 있는 것은 한 달에 두 번 전국의 주요 지역을 누비며 새로운 식재료를 찾기 때문이다. 박 셰프는 “십수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다녔지만 갈 때마다 새로운 식재료를 발견한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경북 안동을 방문해 지역 특산물인 참마를 이용한 요리를 연구했다. 그의 목표는 전국 8도의 한식을 모두 찾아내서 메뉴로 구현하는 것이다. 식재료를 찾는 여행을 할 때마다 지역에 있는 맛집이나 유서 깊은 종갓집을 방문한다. 지역의 특색이 담긴 요리법이나 문중 대대로 내려오는 음식을 배우기 위해서다.
박 셰프가 정통을 강조하는 것은 변용보다는 고증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한식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아야 그것을 변용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퓨전한식’ 바람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박 셰프는 “세부적인 것을 자유자재로 변용하는 ‘분자요리’가 퓨전한식으로 이어지면서 정통한식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굳이 서양식과 결합하지 않더라도 한식은 글로벌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 셰프는 “올해 초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시상식에 참석해보니 외국인이 이제 한식을 하나의 외식 카테고리로 인정하고 있었다”며 “정통 한식 알리기에 조금 더 신경 쓰면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치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1의 54, (02)792-1054
메뉴 점심 : 대청마루(4만5000원), 사랑방세트(5만8000원), 저녁 : 오늘의 만찬(12만원), 달빛의 만찬(15만원)
영업시간 점심 : 낮 12시~오후 3시, 저녁 : 오후 6~10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