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 찾아와야 하는데" 간절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12년 금호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모펀드에 매각한 모태 기업 금호고속을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호고속 최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는 최근 메릴린치를 매각 주관사로, 안진회계법인을 회계자문사로 선정하고 이달 중 매각 작업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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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는 2012년 8월 금호고속 지분 100%를 3345억원에 매입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지분 38.7%), 대우건설(지분 12.3%)도 함께 샀다.

현재 금호고속을 인수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우선매수협상권이 있는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이 꼽히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년 전 금호고속을 매각하면서 △2년간 다른 곳에 지분을 팔지 못하고 △매각 때 우선매수권은 금호터미널이 갖는다는 조건을 걸었다.

금호아시아나 측은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을 다시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박삼구 회장(사진)은 최근 그룹 경영회의에서 “금호고속은 꼭 사야 하는 게 아니라 당연히 사야 한다”며 “비단 선친께서 처음 세운 회사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향후 그룹 경영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호고속은 금호그룹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이 1946년 설립한 그룹의 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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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터미널을 통해 ‘실탄’도 확보한 상태다. 지난해 광주신세계백화점 건물과 부지를 20년간 장기임대하면서 받은 보증금 5000억원이 있다.

문제는 매각 가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호고속은 국내 고속버스 시장점유율 48%의 1위 업체로 지난해 52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만큼 관심을 갖는 기업이 예상보다 많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경우 가격이 뛸 수 있고, 주력 계열사들이 워크아웃 또는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금호아시아나로선 부담이 커진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금호고속은 그룹의 모기업으로, 사모펀드에 매각한 뒤에도 경영을 우리가 맡았다”며 “가급적 빨리 인수를 매듭짓는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미아/좌동욱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