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휴전선 코앞'서 미사일 2발 발사 도발
북한이 13일 스커드-C 계열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에 발사했다. 발사 지점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불과 20㎞가량 떨어진 곳으로, 도발 수위를 한층 높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북한이 새벽 1시20분과 1시30분 두 차례에 걸쳐 개성 북서쪽 지점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미사일 두 발은 북서쪽으로 500㎞ 비행한 뒤 함경북도 길주군 인근 해상에 떨어졌다.

◆발사 지점 점점 남쪽으로

이날 미사일 발사 지점은 지난 9일 발사체 두 발을 쐈던 황해도 평산에서 더욱 남쪽으로 내려온 것이다. 여기서 남쪽을 향해 발사한다고 가정하면 제주도를 제외한 한국 전역이 사거리 안에 들어간다.

군 당국은 북측이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이용해 미사일을 50~60㎞가량 옮긴 것으로 추정했다. 사거리와 상승고도 등을 감안, 발사체가 스커드-C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TEL을 사용해 언제 어디서든 미사일을 기습적으로 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9일 발사 직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전술로케트 발사 명령을 하달했다”고 보도하며 이례적으로 이동식 발사대를 공개한 바 있다.

북한은 올 들어 탄도미사일과 로켓, 방사포 등을 총 14차례에 걸쳐 97발을 쐈다. 한·미 정보당국이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지 못하도록 위성 감시가 취약한 새벽 시간을 이용하거나 TEL을 숲 속에 숨겼다가 발사 때 잠시 빼내는 식으로 교란 전술을 강화해왔다. 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을 감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지스함과 그린파인레이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등을 보유하고 있다”며 “대부분 비행체를 탐지해낼 수 있지만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해내기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한·미, 유엔 안보리에 문제 제기 예정

군 당국은 최근 북한이 우리 정부에 상호 군사행위를 중단하자는 소위 ‘특별제안’을 하면서도 이 같은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전형적인 ‘화전 양면 전술’로 보고 있다. 11일 한·미 연합훈련 참가차 부산항에 들어온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의 입항에 반발하는 한편, 우리 정부에 제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한·미 양국은 최근 북한의 잇따른 스커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조만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공식 문제 제기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