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월드컵 기간에 파업과 시위를 자제하겠다는 이른바 '월드컵 휴전'이 끝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주요 노동단체의 하나인 포르사 신지카우(Forca Sindical)의 미게우 토히스 위원장은 "월드컵 기간에 중단했던 입금 협상을 10월 선거를 앞두고 재개할 것"이라면서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언론은 월드컵이 끝나면 은행노조와 석유업계 노조, 금속노조 등이 임금 인상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상승으로 근로자들의 구매력이 갈수록 떨어지는 점도 강력한 임금 인상 투쟁에 원인을 제공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월드컵 반대' 시위를 주도한 사회단체들은 "브라질 대표팀의 참패가 월드컵 반대 여론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며 시위 확산 가능성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상파울루 금속노조는 다음 주 지도부 회의를 열어 협상 대책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의 대선 후보인 주제 마리아 데 아우메이다는 "근로자들은 저임금과 열악한 공공서비스, 월드컵에 막대한 예산을 사용한 것 등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있다"면서 이달부터 대규모 파업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부터 공공서비스 확충에 사용할 예산을 경기장 건설 등에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항의 시위가 잇따랐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