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제2의 별그대·에이피엠몰 만들 한국기업 中 진출 시킬 것"
마켓인사이트 7월10일 오후 4시10분

양궈핑(楊國平) 인벤티스 회장(57·사진)은 중국 사모펀드 업계의 ‘대표선수’다. 사모펀드 불모지나 다름없던 2001년 중국에서 미국과 유럽의 기관자금으로 2억달러짜리 사모펀드를 만들었다. 그가 운용을 마치고 청산한 펀드의 내부수익률은 평균 33%. 2010년 결성한 180억위안 규모의 역외 위안화 사모펀드는 중국 최초였다. 현재 총 3개 펀드를 운용 중이다. 운용 자금은 약 8조원에 달한다. “한국 기업의 브랜드파워에 주목하고 있다”는 그를 10일 한국경제신문이 단독으로 인터뷰했다.

▷역외 위안화펀드에는 어떤 자금이 들어와 있나.

“중국 정부기관, 지방정부, 국영기업 등 모두 정부와 관련된 공공자금이다. 2010년 180억위안(약 3조원) 규모로 설정할 때부터 중국 이외의 지역에만 투자하도록 했다. 120억위안은 이미 투입됐고, 60억위안을 한국에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왜 한국을 택했나.

“한국시장에 대해선 2년 전부터 공부했다. KKR-어피니티 컨소시엄이 오비맥주를 샀다가 팔면서 4조원의 차익을 남긴 것에 큰 인상을 받았다. 자본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 기업은 잠재력이 풍부하다. 특히 중국이라는 배후 시장이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중국에도 매장을 꽤 운영하고 있는 BBQ치킨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중국 진출 기업에 투자하나.

“경영권을 사서 되파는 바이아웃(buy-out) 전략보다는 주요 지분에 투자한 뒤 해당 기업의 중국 진출을 돕는 쪽으로 전략을 잡고 있다. 브랜드가치를 높여 국내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는 업체에 주목하고 있다.”

▷식음료 기업이 주요 타깃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동대문에 있는 에이피엠(Apm) 쇼핑몰의 모조품이 중국에 돌아다니는 것은 그만큼 인기가 있다는 말이다. 이런 쇼핑몰도 주요 투자 대상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방한했을 때 언급했듯이 ‘별에서 온 그대’ 같은 유명 TV 프로그램, 영화, 미디어 등도 중국에서 많은 소비자를 끌어모을 수 있다.”

▷한국 투자는 위안화로 하는 건가.

“위안화 결제은행이 지정됐으므로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다. 위안화 결제은행 지정으로 환율 리스크가 줄고 투자금을 회수할 때 해당국 정부에 허락을 일일이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졌다.”

▷그동안 투자 성과는.

“인벤티스 설립 이래 6개 펀드를 만들었다. 모두 목표 수익률을 달성했다. 평균 내부수익률(IRR)이 33%다. 올해도 미국, 유럽, 일본 기관투자가로부터 30억달러를 모아 6호 사모펀드를 선보였다. 지금껏 30개 기업에 투자했다. ”

▷중국에 진출하려는 국내 사모펀드도 많다.

“기업 실사를 하는 데 단순히 눈에 보이는 금융, 법률, 회계 실사만 해서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어떤 기업의 사장이나 창업자가 있다고 해도 그를 움직이는 또 다른 끈이 있다는 것을 살펴야 한다.”

한편 인벤티스는 지난 7일 국내 협력회사인 두웰스글로벌과 협력 약정을 맺었다. 인벤티스가 투자할 국내 기업 및 부동산을 찾아주는 역할을 비롯해 내년 3월엔 2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별도로 만들기로 했다. 두웰스글로벌이 국내 연기금 등에서 1000억원을 모으고, 인벤티스가 1000억원을 투자하는 구조다.

■ 양궈핑 회장은 누구

양궈핑(楊國平) 인벤티스 회장(57)의 국적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와 중국 상하이에서 대학을 다녔다. 전공은 전기공학. 미 펜실베이니아 와튼스쿨 MBA 과정을 졸업했다. 핀란드에서 정보기술(IT) 시스템 회사를 설립하는 등 기업인으로 출발해 2001년부터 중국의 사모펀드 시장에 뛰어들어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와튼스쿨 선임연구원, 싱가포르대 경영학과 교수, 하버드대 초빙 교수, 사모펀드 중국센터(GCCPE) 이사 등을 맡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